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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화재진화 골든타임, 초장부터 낭비?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1.15 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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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우울한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의정부에서 아파트 화재가 발생한 것인데요. 

헬기까지 동원되는 등 진화 작업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를 막지 못해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이렇게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불에 타기 쉬운 자재가 사용됐다는 점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중 문제를 키운 요소로 도로가 꽉 막혀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진입로가 막혀 소방차가 뻔히 눈을 뜨고도 골든타임을 놓친 건데요.

이렇게 좁은 골목과 불법 주차 문제로 소방 당국이 초기 작업의 골든타임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곳이 전국 곳곳에 산재돼 있다고 해 대책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참사가 벌어진 불과 며칠 뒤, 서울 한 소방서 앞을 지나던 중에 눈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소방차의 차고 앞은 원래 장애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이를 경고하는 표지도 붙어 있죠. 그런데 급한 사고가 터지면 바로 소방차를 빼야 할 입구를 가로막고 주차를 했으니 사고시 진화 노력이 초장부터 장애물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소방서는 주차 공간이 태부족인 서울 도심에 있는 곳이라 "오죽했으면 저기에"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닙니다. 또 혹시나 소방서 관계자가 주차 고민 끝에 부득이 저기 세워뒀을지도 모를 일이죠. 사고가 나면 아마 사무실에서 바로 내려와 동료들을 위해 자기 차를 빼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골든타임 허비로 불을 제때 끄지 못해 아까운 인명 손실이 있었다는 뉴스가 주말 내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직후에도 이처럼 소방서 앞 주차까지 버젓이 이뤄지는 걸 보면, 과연 우리 사회는 편의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포기하거나 잊은 척 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