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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블랙베리 인수설, 금융투자업계 반응은 '미지근'

"자체 플랫폼 확보 노력, 안드로이드 넘기는 역부족"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15 10: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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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의 블랙베리 인수설이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뉴욕발 보도를 통해 '삼성전자가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블랙베리 주가가 장중 30% 가까이 폭등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로이터가 업계 관계자 등을 통해 공개한 인수 가격은 75억달러(약 8조1000억원)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인 24조232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보도 두 시간 만에 블랙베리 측이 '협상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삼성전자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시장의 열기도 급격히 식는 분위기다. 이미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시작으로 인수 주체만 바뀌는 루머가 여러 차례 있었던 탓이다.

전일 29.7% 급등했던 블랙베리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15% 넘게 주저앉았고 삼성전자 역시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인수설 자체를 해묵은 루머로 치부하기는 이르다. 블랙베리가 초기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할 당시 쌓은 특허권과 노하우를 탐내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2012년 자체 OS인 '바다'를 선보였던 삼성전자가 독자 플랫폼을 보유한 블랙베리에 관심이 많다는 뉴스를 필두로 이듬해에는 중국 레노버와 ZTE 등이 인수전에 나섰으며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기존 구글 영향력 아래 있었던 글로벌 기업들도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블랙베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허권 확보는 차치하고 자체 플랫폼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안드로이드의 벽을 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이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의 차별성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거 꾸준히 OS와 플랫폼 강화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랙베리가 보유한 보안 플랫폼 솔루션인 '블랙베리엔터프라이즈서비스12(BES12)'와 삼성전자의 'KNOX'를 연계할 경우 B2B시장에서 부가가치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관건은 구글과 안드로이드를 넘어선 주도권 확보 여부다.

이에 대해 유 연구원은 "타이젠이라는 자체 OS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성하려는 방향은 좋지만 구글의 앱생태계와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막강하다"며 "카메라와 스마트워치, TV 등 파생기기들을 포함해 실질적 영향력을 드러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