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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아슬란'이어서 좋은 점, 정말 없나?

노병우 기자 기자  2015.01.14 14: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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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요즘, '애매하다' 혹은 '어중간하다'와 같은 말은 자칫 큰 욕으로 들릴 수도 있죠. 때문에 제품이면 제품마다, 사람이면 사람마다 개성 있는 변화를 꾀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로 여겨집니다.  

현대차가 안방사수를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준대형 세단 '아슬란'의 성적표가 예상 외로 저조합니다. 지난해 10월말 출시된 아슬란은 같은 해 12월까지 연간판매 목표였던 6000대의 절반도 되지 않은 2551대가 판매됐습니다.

대기업 임원 인사 시즌이었던 지난 연말, 아슬란 수요가 늘면서 연간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죠.  

아슬란은 출시 당시부터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였었는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선 "기존 차량을 짜깁기한 듯한 디자인이다" "오로지 국내 판매용 아니냐" "신형 그랜저 같은 차량에 새 이름과 비싼 가격을 붙였다"는 등의 빈축이 나오곤 했습니다.  

자동차의 상품성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갈수록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성공 여부가 판매량과 직결될 정도니까요. 자동차는 편리한 이동수단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고가의 상품이기도 하죠.  

아슬란의 디자인을 두고 "앞은 쏘나타 같고, 옆은 그랜저 같네, 뒤는 제네시스 같다. 실내 역시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섞어놓은 것 같고…"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 것을 보면서 어중간한 디자인이 판매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슬란의 초반 성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한 또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현대차가 기업체 임원을 주요 타깃으로 겨냥하면서 법인판매에 기대를 크게 걸었는데, 이 예측이 빗나갔다는 것이죠. 취재 결과, 임원들에게 제공하는 법인차량에 아슬란을 포함하지 않은 대기업집단도 더러 있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임원들 사이에서도 아슬란이 별 관심과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아슬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아슬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주 고객층인 40~50대 중장년층 등을 위한 출퇴근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슬란 구매고객에게는 다양한 고품격 라이프스타일의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멤버십도 운영하면서 다방면으로 아슬란의 상품성 끌어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슬란이 저조한 성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차에게 아슬란의 존재는 상당히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상품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고, 이제부터 관건은 마케팅이겠죠. 아슬란을 선택한 고객이 누릴 수 있는, ‘아슬란만의 이미지'가 절실한 때입니다. 어느 차량도 아닌, 단지 '아슬란'이어서 만족스러운 그 무엇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50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국산 전륜 세단이 줄 수 있는 만족도가 뭘까요. 편하다? 조용하다? 힘이 좋다? 점잖게 생겼다? 시중에 떠도는 말처럼 현대차가 '법인차량 마케팅'에 실패한 게 정말 맞다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슬란이 '애매하다'거나 '어중간하다'는 이미지를 떨쳐버리지 못하면 작금의 판매부진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