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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여지도] 통합산업은행 회귀, 환경변화 적응이 관건…②지주사 현황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으로 상당부분 변화 예상, 해외시장 섭렵에 기대

나원재 기자 기자  2015.01.13 15: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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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통합산업은행'편 2탄에서는 지주사 현황을 살펴봤다.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와 산은금융지주, 산업은행 3개사는 한 뿌리에서 시작했고, 서로가 따로 지냈던 시간보다 함께 했던 기간이 훨씬 더 길다는 점에서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습니다."

이달 2일 통합산업은행 출범과 함께 진행된 시무식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서로의 차이점을 주장하기보다 글로벌 KDB로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지난 2009년 10월 정책금융 육성과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해 동년 설립된 산은금융지주사 체제에서 정금공이 분할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안정과 산업은행 민영화가 불발된 데다, 정책기능 전문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산업은행과 정금공이 햇수로 6년 만에 통합했다.

지배구조도 지난해 말까지 정금공-산은지주-산업은행의 순을 보였지만, 은행을 기준으로 이들 기관의 흡수통합에 핵심 계열사도 자연스레 은행에 편입되는 변화를 맞게 됐다.

◆시장마찰과 업무중복, 보다 또렷해진 '역할론'

시간이 흐른 만큼 상당 부분 변화도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2013년 8월 산업은행과 정금공의 통합으로 정책금융 단일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시장의 발전과 상업금융기관의 역량 확대 등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정책금융기능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시장에 대출과 보증 등 전통적인 양적투입 방식을 넘은 투자 또는 투융자 복합 지원 수요가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창업·벤처 기업 육성과 창조경제 지원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정책금융의 시장선도 요구 증대와 그간 수차례 기능재편 노력에도 시장마찰과 정책금융기관 간 업무중복의 근원적 해소도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돼 왔다.

정부 관계부처도 과거 개발경제 시대엔 중화학공업과 전기·전자산업 등 특정산업 육성을 통한 실물경제 발전에 주력했다. 무엇보다 1970~1990년대 주요산업 지원과 1990년대 후반 이후 첨단산업 지원, 시장안전판 역할 등으로 주요기능이 변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분산·중복된 정책금융기능을 수요자 입장에서 대내외·중소기업 등 기능별·분야별로 명확히 재편하고 창업·벤처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해외플랜트 등 창조경제 지원에 정책금융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금융기관이 영위 가능하거나 정책금융기관 간 중복된 비핵심업무도 과감히 정리된다.

또, 대외정책금융 부분은 기능을 재편해 산업은행 민영화를 전제로 설립된 정금공을 산업은행과 통합하되 벤처투자, 온렌딩 등 정금공의 주요기능은 통합산은 내 독립부서에서 수행토록 했다.

정부는 정금공의 해외업무 자산(약 2조원)과 부채·인력을 수출입은행으로 이관 시켰다. 그만큼 통합산업은행의 정책금융에 대한 역할론은 어느 때보다 힘을 받고 강해진 셈이다.

◆비핵심업무 과감히 정리, 2막은 '글로벌 리더 도약'

이런 변화는 앞으로 통합산업은행 지배구조 개선에도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핵심은 통합산업은행 정책기능 유지와 역할 변화에 따라 현재 계열사인 KDB캐피탈과 KDB자산운용, KDB생명보험 등 불필요한 일부 자회사에 대한 매각이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밑그림을 밝힌 바 있지만, 여기서 짚을 대목은 KDB생명보험의 경우, 산업은행이 매각을 결정할 위치는 아니라는 점이다.

생명보험은 KDB칸서스 밸류 유한회사(Consus Value Ltd.)가 지난해 11월 기준 60.35%로 최대 지분을 보유 중이며 산업은행은 은행 내 사모펀드실이 보유한 약간의 지분에만 관여를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재 KDB인프라와 대우증권에 대해 각각 84.2%와 43%의 지분을 가졌고, KDB캐피탈은 99.9%, KDB자산운용은 100.0%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위치한다.

은행의 제언을 빌리면 캐피탈과 자산운용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매각을 준비할 예정이며, KDB인프라는 펀드운용회사로 PF와 SOC 등 특수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내놓을 상황도 아니다. 대우증권의 경우 숨고르기 정도로 풀이하면 알맞다.

정부는 통합산업은행 자회사의 구체적인 매각과 시기·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지배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일부 지분을 분산 또는 매각하는 행보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등 산업은행이 향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을 우량 기업들의 향방도 눈을 뗄 수 없다.

홍기택 회장은 "지난 60년간 산업은행의 제1막이 대한민국의 압축성장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고 막을 내렸다면, 오늘부터 열리는 산업은행 제2막의 주제는 한국경제의 글로벌 리더 도약과 통일시대 개막"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를 '골든타임'으로 한데 묶었다. 민간의 참여가 어려운 영역에서 리스크 타깃의 역할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지원해 통합산은 출범의 의의를 드높이겠다는 것이다.

그간 축적된 기업금융 및 IB업무의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산업구조 재편을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기술금융에 대한 지원 등 창조경제 활성화와 PE, PF, M&A를 활용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