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2015년 을미년(乙未年)을 새롭게 맞이했다. 지난해는 한 마디로 다사다난하고 경제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였기에, 올해는 부디 큰 사고 없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금융분야에 대해선 문외한인 필자이지만, 2014년의 증권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었다는 기사와 최근 엄청난 공모주 청약을 기록했던 제일모직의 주가가 의무보유 확약기간 중이었음에도 공매도에 참가, 수익을 실현한 금융기관으로 인해 큰 폭 하락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새삼 '공매도'에 대해 궁금함을 갖게 됐다.
공매도란, 주식거래에서 사용되는 용어로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주식을 빌려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하거나 구해서 본래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선물이나 옵션과 같이 주식 시장의 다양성과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해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공매도와 관련된 부정적인 주장에 대해 대부분 근거가 부족하다고 또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의 전제가, 그 대상이 되는 기업의 주식이 향후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 권리를 빌려 미리 팔고, 이후 실제 하락됐을 경우에 그 차액을 이용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기에, 주식시장에서 정보와 자금력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공정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증권회사에서 앞다투어 가입자를 모집하는 주식대여거래 서비스는, 증권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짭짤한 이익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수익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주식대여거래 서비스는 개별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증권사에게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말하는데 자신의 주식을 대여하면 0.1%에서 5%의 대여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조건이니, 대여자 입장에서는 의결권 이외에는 아무런 위험과 제약이 없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렇게 확보된 주식을 다시 기관투자자나 운용사 등에 대여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는'좋은 서비스임에 틀림없다.
벌써 대형 증권사의 약정금액은 수조원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와 연계돼 국내 공매도 대차잔고가 이미 4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주식대여거래 서비스로 확보된 주식이 앞서 말한 공매도에 주로 이용된다는 것에그 심각성이 있다. 43조원이라고 하는 엄청난 자금이 공매도를 위한 실탄이라고 한다면, 향후 합리적 판단에 의해서든지 아니면 어떤 불순한 의도이든지 표적이 된 주식의 폭락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속해 있는 업황이 부진하고 내부적인 재무상황이 부실해 미래의 주가하락이 예상, 이를 근거로 공매도가 이뤄진다는 원칙론적인 논리와는 달리, 특정주에 대한 공매도 물량이 매도를 부추기고, 때로는 멀쩡한 회사를 공매도해놓고 주가를 폭락시키는 악의적인 투자가 더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공통적으로 공매도나 대차잔고의 폐해가 과도하게 강조되거나 왜곡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공매도가 '개미'라고 하는 개인투자자에게는 실질적으로 거의 실행이 불가능한 투자기법이고 정보 불균형이 크다 보니, 공매도와 개미의 일방적 투자손실을 무관하게 보기는 어렵다.
2014년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와 불안요인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수치에서 비교적 양호했던 한국이 유독 주식시장시장에서는 OECD 20개국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개미들의 평균투자수익율이 -30%, 개인들이 투자한 주요종목 20개 중에 단 2개만 올랐다는 것은 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미들의 입장에서는 이상하게도 주식을 '샀다 하면 떨어지는' 셈이다.
물론 주식이라는 것이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고 전문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것이니, 비전문가인 개인들이 불리하다는 것은 상식이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분야에서 시장의 공정성을 잃고 불신이 커져가는 일이 없기를 새해를 맞이해 다시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