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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2.0 탐방 36] 협동조합도시 과천 만든 요람 '마실지역사회연구소'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1.09 15: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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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 제2청사가 있는 경기도 과천은 조용한 분위기의 작은 도시로 유명했다. 현재는 상당수 관청들이 세종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빠져나가 상권 축소 등 고민거리로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과천의 지역 주민 간 연대감을 확대하고 지역 문제에 대한 고민과 공감대를 나누자며 협동조합 확산에 나서는 곳이 있다.

과천 '제1호 협동조합'이자 '중간지원조직'으로 역량을 뽐내고 있는 '협동조합 마실지역사회연구소'가 그곳이다.

마실지역사회연구소는 이미 협동조합 이전에도 민간연구모임 형식으로 태동해 있었다. 사단법인 설립 등 조직화를 추진하던 중 당시 정부가 사회적경제 육성에 관심을 보이고 협동조합기본법이 마련되면서 협동조합 형식으로 등록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과천 내 조합 제1호'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경기도를 통틀어서도 협동조합 제17호라고 하니 선구적 모델로서 세인의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2012년 연말 협동조합 결성 준비를 마치고 이듬해 1월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어 2013년 2월5일 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마실지역사회연구소는 지역의 경제·사회적 생태계 구축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깊이 있고 현장밀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설립과 활동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사회가 더욱 발전하려면 지역의 역할 강화와 성장이 중요하다고 볼 때, 지역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돼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김형탁 마실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의 생각이다.

이 같은 지역연구 협동조합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장차 지역 연구협동조합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김 이사장의 설명에서 이 협동조합의 활동의 목표점을 요약할 수 있다.

녹록찮은 환경에서 '협동조합 도시 과천' 만든 비결은? 

명실상부 과천시 첫 협동조합인 만큼 이후에 태어날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 및 상담을 실시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실천하겠다는 포부를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실제로도  과천지역에 협동조합이 여럿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관련 단체가 제대로  설립돼 안착하는 데에는 일명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영국 등 선진국의 경험이다.

지역사회 경제조직의 다양한 관계맺기를 통한 지역경제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거버넌스(공공서비스 전달 또는 공공문제를 사회 내 다양한 기관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함께 참여하는 것)를 맡아줄 일종의 교량이 필요하다. 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 제공을 위한 조직인 셈인데, 마실지역사회연구소는 이런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현재 과천 인구가 7만1000명인데, 협동조합이 17곳 만들어졌다"고 소개한다. 민달팽이자활협동조합과 과천상인협동조합·창의놀이협동조합 등 여러 협동조합이 직간접적으로 이 곳과 인연을 맺으며 탄생, 성장해 자립에 성공했다.

사실 과천은 지역의 주민들에 의한 지역경제적 조직은 약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시장적 기반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구규모가 작고 밀집돼 있기 때문에, 교육 공동체나 공동육아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제적 기반은 약하지만 사회문화적 기반은 강하다고 할 수 있는 특성을 나름대로 파고들 수 있도록 연구하고 도와온 것이 성과를 내는 셈이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등에 대한 교육과 도움이 실제 사업적·재무적 운영이라든지, 조직적 운영 등 필수적 영역에 모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협동조합 1세대들이 부딪히면서 풀어야 하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 해결하는 데 중간지원조직의 중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조합원 교육을 하려고 해도 어느 조합 한 곳에서 이를 추진하기엔 힘든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역에 있는 조합들이 같이 추진하면 비용 절감도 되고 효과도 큰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어느 정도 꾀할 수 있다.

또 협동조합 간에 서로가 도울 수 있는(필요한 물품의 공동구매나 다른 협동조합의 물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부분도 조율하면서 서로 성장할 여지도 무궁무진하다.

김 이사장은 마실지역사회연구소의 처음 설립부터 지금까지는 주로 개별 협동조합의 설립·각종 지원을 하는 데 주역할을 뒀다고 한다면, 이제부터는 '네트워킹화'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관련 서적 준비 비롯, 역할 확장에도 목표

이에 따라 김 이사장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여러 과천지역의 협동조합들이 '협동조합협의회'를 구성하도록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서 지역문제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받는 등으로 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이사장은 "협의회가 만들어지면 연구소가 할 수 있는게 많아질 것 같다"면서 선순환 가능성을 점쳤다. 아울러 민간 자체 역량으로 중간지원조직을 만들고 이끈 경험을 위시해  관련 서적을 준비할 생각도 갖고 있다는 첨언을 보탰다.

현재까지의 협동조합 연구서가 해외 사례의 소개나 설립 등 절차에 대한 가이드에 치중했고 이제 국내 협동조합 중에서 성공 케이스들을 소개하는 쪽으로 중심이 옮아갈 것인데, 이어서 가장 필요한 실제 운영에서 만날 문제를 해결할 각종 노하우를 추출한 해법제시형 서적이 나와야 한다는 것.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시도가 성공하려면, 경영에서의 사회적 가치 준수를 연구한 필립 코틀러의 '사회적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접목할 필요가 높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마케터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코칭을 넘어서 현업에서의 실질적 도움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역설이다.

이에 보태 "마실(연구소) 자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고민도 하고 있다"면서 일본에 이미 등장해 있는 협동조합들을 위한 세일즈협동조합 등의 탄생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런 요청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연구와 교감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마실지역사회연구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