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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여지도] 농협금융지주 지속성장, 내부단속 중요…③리더십 상황이론

다양성 기반 수익창출 기반 확보, 여전한 신뢰 회복 관건

김병호 기자 기자  2015.01.09 09: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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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 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농협금융' 세 번째에서는 리더십을 놓고 이슈를 조명했다.

지난 2012년 3월 출범해 짧은 연혁에도 국내 금융지주 중 최적의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농협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하면서 다방면에서 그 성장성을 평가·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런 평가는 향후 자산운용, 사모펀드(PE) 등 상대적으로 미진한 사업 분야에 대해 확충방안을 모색 및 강화해 '오는 2020년 비은행 사업비중을 40%까지 올리겠다'는 농협금융의 장기적 목표와도 잘 부합된다.

금융업계 본보기, 출범 이후 외형 성장 성공

농협금융지주의 성장이 금융업계에 시사한 바는 결코 적지 않다. 농협금융은 오는 2020년 재무 목표를 △자산 420조원 달성 △당기순이익 2조원 달성 △그룹 시너지 수익 3000억원 달성 △비은행 비중(자산, 이익) 40% 이상이라고 밝히며 순항 중이다.

이 같은 목표 뒤에는 올 한 해 꾸준히 성장한 실적이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뒷받침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7530억원으로 4대금융사에 비해 낮지만, 2013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운 성과를 달성했다.

게다가 농협금융은 지주 출범 이후 제조·유통 부문에서 우리투자증권(이하 우투) 인수 덕에 제조 부문 경쟁력을 보완했으며, 국내 금융그룹 중 지역 농·축협을 포함했을 경우 5956개, 농협금융 1389개로 최대 규모의 유통채널을 보유, 거대 금융사의 면모를 갖췄다.

그동안 지주체제의 정착·그룹 포트폴리오 개편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면, 오는 2015년부터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밝힌 자산운용 부문 역량을 새로운 성장모델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에 임종룡 회장의 경영방침과 리더십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임 회장은 최근 국내 금융지주 중 최초로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 제도 도입 △은행·보험 자산운용 프로세스 전면 개선 △NH-CA자산운용을 범(凡) 농협 핵심 자산운용 기관 육성 △대표 투자 상품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기회 부여, 4대 추진방안을 도입 강화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농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3대 핵심산업인 은행·보험·증권에서 마켓쉐어(MS) 증대와 고객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신 복합점포 등을 통해 시너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것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내실성장을 위한 경영체질 강화와 고객만족을 통한 신뢰 제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시너지 극대화, 경쟁력 배가 계획

지난해 농협금융은 우투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에 이르는 우투계열 3사를 편입해 시너지 극대화 및 경쟁력 강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후 우리아비바생명을 다시 DGB금융지주로 넘겨 '잇속 챙기기'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우투와 농협증권의 통합법인을 성공리에 출범시키는 등 전반적인 '플러스' 경영을 펼쳤다고 진단된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출범일인 지난달 31일 상품운용, 리스크, 인사·급여 등 단일법인 운영에 필수적인 시스템을 우선 통합하고, 내달 14일에 시스템 통합 처리용량 증설, 4월13일에는 전체 시스템 완전 통합을 계획 중이다. 

작년 임 회장과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현장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강조, 내실다지기에 충실한 한해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 성과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기업여신 53조1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 말에 비해 약 3조6000억원 성장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생산, 유통, 가공 등 경제사업과의 신 수익원 발굴 및 연계사업 등 시너지 확대 잠재력과 5900여개의 전국적 네트워크, 경쟁력 있는 인적 자원 보유, 공공금융분야의 독보적 위상 등은 현재 농협금융을 성장하게 만든 든든한 배경이 될 전망이다.

자유로울 수 없는 전산사고, 대책 마련 필수

다만, 농협금융은 금융권 정보유출과 전산상 사건 사고들로부터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형국이다.

지난해 1월에는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KB국민·롯데·농협카드의 1억여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카드사 임원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을 물론 3개월 영업정지 등의 제재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후 4월에는 울산에서 농협 예금통장을 보유한 A씨의 계좌에서 예금 2000만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고가 터졌다. 예금주 모르게 돈이 빠져나갔지만, 이를 농협 측이 파악하지도 못했거니와 범인에 대한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여기 더해 7월에는 텔레뱅킹으로 1억2000만원이라는 돈이 B씨의 계좌에서 사라지면서 농협금융 신뢰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졌다.

B씨에 따르면 자신의 농협 계좌에서 텔레뱅킹을 통해 1억2000만원이 빠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은 범인이나 수법조차 찾지 못한 채 수사를 미결했다.

이달 7일에는 농협직원이 내부 전산망을 통해 21억원에 가까운 물품 대금을 상습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아 구속영장을 발부받기도 했다. KT ENS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감독당국의 제재는 아직 미정으로 남은 상태다.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사건과 사고들은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고객 신뢰 회복이 수익 창출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빨리 재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일각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