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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 빈국에서 벗어나는 해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기자  2015.01.09 08: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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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느 때보다 어두운 터널을 많이 지나간 한 해가 가고 양띠의 해가 밝았다. 그런데도 희망찬 새해라기보다 다들 어두운 얼굴들이다. 그러면서 누구나 한 번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나는 왜 즐겁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이란 도대체 뭘까? 안타깝게도 우리 모두는 행복을 꿈꾸고 갈망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카레리나'에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사실 자신의 인생이나 삶은 물론, 가정이나 회사의 운명도 수없는 생각과 습관을 선택한 결과다. 그렇지만 현대 소비사회가 정보화를 매개삼아 '적정필요를 넘어선 욕망'의 무한공간 속에 살고 있다 보니, 욕망은 끝없이 팽창하고 있다.

끊임없이 무언가 부족하다는 결핍감은 사람들을 '영원한 불만'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처럼 행복이란 그것을 구하면 구할수록 우리의 손으로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가 멀어진다.

한 연구기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내년에 '3050'클럽에 가입하는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여섯 국가는 제국이었거나 거대한 식민지를 가졌던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태리, 일본 같은 나라다.

이뿐인가, 60년대만 하더라도 최빈국의 위치에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 원조국으로 탈바꿈한 세계 유일한 나라다. 그런데 행복 관련한 지표는 세계 최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행복으로만 따진다면 최빈국인 것이다.

실제 미국 여론조사기관의 '삶의 질 지수'는 조사 대상 135개국 중 한국이 75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필리핀(40위)·인도(71위)·이라크(73위)보다 낮다. 왜 우리 국민은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아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평등의식은 매우 강하다. 그러다 보니 상대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비교의식이 강하게 작동한다. 비교의식이 지나치면 자꾸 위만 바라보게 되고 결국은 불행의 씨앗이 된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먹을 것이 부족해 부모님들은 하루 한 두 끼니는 예사로 건너뛰었다. 그런데 지금 세대들은 살을 빼거나 예뻐지려고 한 두 끼 정도를 굶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지고 있다. 스스로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고 모두들 자기보다 상황이 나은 사람들만 쳐다보면서 불행해 하는 모습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요, 이것이 '행복의 패러독스(Paradox of Happiness)'다.

행복도는 '자신이 가진 것÷자신이 갖고 싶은 것'으로 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가진 것'이 아무리 커도 '갖고 싶은 것'이 더 크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고 느낀다. 지나친 비교의식은 '갖고 싶은 것'을 불리면서 행복도를 줄여버린다. 하지만 '가진 것'이 좀 적더라도 '갖고 싶은 것'이 적당한 수준이라면 그 사람은 행복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각자의 노력과 좋은 방법을 통해 '가진 것'을 늘리는 노력이 이뤄지는 동시에 '갖고 싶은 것'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빼기전략으로 분위기를 바꾼다면 우리 사회의 행복도는 크게 개선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너나없이 행복에 배고프다. 우리가 과거 헝그리 정신으로 경제 도약을 이뤘듯이 이제 행복 헝그리(Happiness hungry) 정신으로 행복 도약을 이뤄야 한다.

안전벨트를 맨다고 사고확률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사고가 났을 때 적게 다치거나 다치지 않을 수 있다. 불황과 저성장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에 불행을 줄이고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사회 심리적 안전벨트가 절실한 상황이다.

'행복해지는 법(How to be happy)'의 저자 쇼냐 류보머스키는 20여 동안 행복해질 수 있는 연구결과를 통해서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과학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이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나, 실은 환경적 요인은 겨우 10% 정도밖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50%는 타고난 성품이나 체력 같은 유전적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나머지 40%는 자신의 노력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자신의 성공이나 행복을 위한 인생을 드라이브하는 자신은 스스로가 운전수이자 책임자다.

행복에 대한 헝그리 정신(Hungry sprit)을 가지려면 맷집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맷집은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견뎌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복원력의 힘인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

금년 한 해 고난과 절망이 다가온다면 이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