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6일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공급업체 골프존은 기기 소비자인 스크린골프연습장 점주들과의 상생 방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새 버전 '비전 플러스'에 대한 이용요금을 과금할 경우 사실상 점주들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높아 이 같은 방침을 철회하는 한편, '리얼' 버전 시스템을 골프존이 순차 매입해 이미 한계상황에 도달한 일부 연습장에 대해 폐업을 지원하는 등 내용이 골자다.
이 같은 방안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론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연습장 점주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의미있는 전달을 통해 속칭 '갑'인 공급업체의 입장 변화를 유도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점주들을 압력단체화한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의 역할이 주효했다. 아울러 현재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연대성 회장이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와의 연계와 협력을 도모했던 점도 눈길을 끈다. 5일 골프존 규탄 집회에만 해도 소상공인연합회 공동회장 2인이 모두 참석해 지지와 연합회 차원에서 범국민운동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힘을 실었다. 이 같이 소상공인연합회가 골프존 문제 해결에 관심과 성원을 표시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연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인 동시에 이 단체가 산하 기구로 설치한 생존가격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과도한 출혈경쟁이 아닌 수준으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등 규제 중 일부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이른바 생존가격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 문제를 사회 이슈화하는 데 그가 그간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이런 가운데 스크린골프연습장의 경우, 업종 내 과다경쟁과 골프존의 부담 전가 우려로 생존가격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수면 위로 부상해 이번에 공론화 대상으로 부각됐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연 회장이 특정 업종의 종사자로서만이 아니라 소상공인 전반이 관련된 생존가격이라는 신개념을 논의해 온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번의 소중한 경험 등을 자산삼아 연 회장은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해 관련 개념을 더 발전시키고 제도에 반영하는 쉽지 않은 길에 도전할 예정이다.
연 회장은 생존가격은 특정 업종단체의 문제가 아니라며, 특히 소상공인 중에 유사한 독과점업체의 기기나 프로그램을 사용해 업소간 콘텐츠 차이가 없는 가운데 서로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의 유혹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PC방이나 노래방, 스크린골프연습장 등 업종의 공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연 회장은 지난해 2차례의 공청회를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진행한 데 만족하지 않고 이 같은 논의과정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 회장은 "(올해부터) 공청회를 더 개최하고 여야 합의로 법안 발의를 하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최된 공청회에서는 변호사나 경제학자 등이 대거 참여했고, 독일과 미국의 최신 공정거래관련법제 해석 동향 등 생존가격 도입에 우호적인 여러 전향적 자료들이 발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연 회장은 "현재 (소상공인연합회 산하 생존가격위원회 차원에서도) 기초조사를 많이 하고 있으나 국회 입법조사관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임해주면 더욱 성과가 높을 것"이라고 강조, 이 문제가 법안으로 준비된다는 측면에서 정치권 중심으로 검토된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연합회가 법정단체 추진 단계에서 여러모로 늦어져 지난해 예산 등에서 크게 배려받지 못한 점과 대조적으로 금년에는 소기의 사업을 진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 회장은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 사업지원으로 5억원이 배정되는 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는 등 여러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고 언급하고, 지부·지회 활동 계획을 통해 700만에 달하는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 전반의 이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실질적 행보의 폭을 넓혀나갈 뜻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