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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목포시의회, 해맞이행사도 결국 홍보용

나광운 기자 기자  2015.01.06 1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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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차렷, 앞으로 나란히!" 어린 시절 행사가 있을 때면 가슴에 명찰을 차고 선생님 구령에 맞춰 우리가 했던 줄 맞추기의 기본으로 지금은 그때 코 묻은 친구들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우리 일반인들의 옛날 어릴 적 이런 추억이 우리 정치권에서는 특권을 가진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자랑거리처럼 행해지며 심지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스럽게 노출되고 있다.

최근 목포시의회는 을미년 새해를 맞아 이색적인 해맞이를 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 대변자로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의회,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대안을 제시해 신뢰받는 의회, 의회를 개방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의회가 되도록 원칙과 소신을 중심에 둔 채 시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후 목포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소속 의원들의 SNS는 하루 종일 눈 내린 광주 무등산을 배경으로 "박지원 의원님을 모시고 무등산에서 새해를 힘차게 맞이했습니다" 등 지역구 의원인 박지원 의원을 '님'으로 모시고 인증사진을 올리는데 혈안이 됐다.

이 시각 목포시에서는 수많은 공직자와 시민들이 눈 내리는 유달산에서 동반 산행하며 새해를 설계하는 행사가 전개되고 있었으나, 시민의 표 덕에 시민의 대변자가 된 시의원들은 보이지 않아 대변자가 아닌 심판 대상자로 전략했다는 날선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목포시 의회는 전임 시장의 대형 사업과 관련한 특위 구성 등 변화하는 의회상을 만들겠다고 주장하며 활동을 활발히 하는 듯했지만 참여했던 의원들이 자진 탈퇴하는 등 결국 흔적 없는 먼지처럼 휑한 아쉬움만 남겼다.

이런 배경에는 지역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지역언론과 각종 여론을 통해 수없이 제기됐던 터라 이날 무등산 해맞이는 이들이 시민의 심판 대상자로 전략했다는 여론에 힘을 실어준 행사가 됐다.

지난 6·4지방 선거와 관련해서도 새정연 소속 시의원이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 박심(朴心)을 거역하고 부의장에 선출된 것과 관련, 해당 의원이 보복성 재명조치를 당했다며 갈등이 극에 달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해당 의원은 "새정연 목포지역 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이 지난 6월 지방선거가 끝난 후 목포시의회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당정협의회를 통해 원구성에 특정인들을 언급하는 등 독선과 독주를 강행해 본인을 비롯한 일부 새정연 목포시의회 의원들이 반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이 지닌 공천권의 힘이 권력으로 대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기초의원들이 시민을 등지고 지역구 의원의 동선에 붙어 SNS 등을 통해 시민이 아닌 지역구 의원을 '님'으로 칭하며 각자의 의정활동을 홍보하는 것은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유도하는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