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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겨울스포츠 시즌, 십자인대파열 '주의보'

배주한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과장 기자  2015.01.05 16: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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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십자인대는 무릎관절 내에 존재하는 'X'자 모양의 인대다. 보통 뒤쪽 넙다리뼈의 안쪽면의 뒤편 위에서 시작해 정강뼈 앞 융기된 사이에 부착된 곳을 전방십자인대, 안쪽 대퇴골과의 바깥 면 뒤쪽에서 반원형태로 시작해 정강뼈의 후관절 부위를 후방십자인대로 구분하고 있다.

십자인대는 무릎관절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로 취급된다. 특히 전방십자인대가 경골과 대퇴골의 지지와 정강뼈가 앞이나 옆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한다면 후방십자인대는 무릎관절을 돌릴 때 중심축을 잡아주면서 정강뼈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정해준다.

이 때문에 만약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정상적인 보행은 물론 무릎을 굽히거나 펴는 동작에 장애가 있고 관절의 안정성도 크게 저하돼 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십자인대는 요즘같은 겨울철 스키, 스노우보드. 축구 등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기 쉽다. 오히려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인한 발생률은 적은 편이다. 주환자층도 청소년부터 40대까지 비교적 젊은 남성들이다.

스포츠활동 중 갑자기 무릎을 틀거나 꺽으면서 슬개골 부위에 과도한 비틀림(twisting)이나 내외전, 신전 등에 의해 대퇴 부착부가 파열되거나 인대에 외력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비접촉성 외상(Non-Contact injury)'이라고 부르는데 전체 전방십자인대손상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슬관절이 구조적으로 경첩모양으로 돼있어 회전력에 취약하고 무릎을 펴고 굽히는 동작을 위해 뼈의 유착상태도 다소 불완전하다보니 생긴 결과다.

십자인대가 손상되면 일단 '뚝'하는 파열음이 비교적 선명하게 발생하며 극심한 무릎통증이 동반된다. 이후 관절 내 출혈로 인한 붓기와 열감이 생기고 강직현상이 나타나 뻣뻣한 느낌이 나타난다. 여기에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고 인대장력의 약화로 인해 무릎이 저절로 구부러지는 증상도 있을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십자인대파열은 통증과 불편이 심하고 증상도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통상 치료는 급성기에 인대재건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인대의 손상범위와 환자의 연령 및 성별에 따라 수술과 보존적 치료가 구분된다.

십자인대의 파열이 전체부위의 40%를 넘지 않는 경미한 수준이고 다른 조직으로 2차 피해손상 위험이 없으며 65세 이상 고령자로 향후 신체활동이 높지 않다면 보조기 착용 및 석고깁스, 운동치료,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방법이 주로 처방된다.

반면 파열부위가 40%를 넘고 관절불안정증이 감지된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전문운동선수와 상대적으로 무릎안정성이 남성보다 약한 여성은 적극적인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주로 슬개건, 장경인대, 박건 등 자가조직인대의 일부를 채취해 인대를 새롭게 다시 만드는 '인대재건술'이 쓰이며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슬개건과 허벅지 힘줄 등 두 가닥을 동시에 사용해야 향후에도 관절부하에 대한 충분한 저항력을 가질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아예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을 개방하지 않고도 인대를 이식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러한 치료법들은 인대를 손상 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일 뿐 인대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는 아니다. 수술 후에도 꾸준한 재활과 운동요법이 필수다.

십자인대를 다친 이후에는 재부상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십자인대부근에는 '반월상연골판'이라는 중요 연골이 있는데 슬관절의 충돌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이미 전방십자인대에 손상이 있을 때 반복해서 이 부근을 다치게되면 반월상연골판의 손상위험이 90%까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로 인해 자칫 조기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중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워밍업과 꼼꼼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가벼운 달리기나 점프운동 등을 통해 체온뿐만 아니라 관절내부의 온도도 올려 운동기능을 향상시켜야 하며 스트레칭은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인대 및 건을 신장시켜 신전이나 굴절에 대한 손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배주한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