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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통·먹통·깡통 이어가는 전라남도 행정

장철호 기자 기자  2015.01.05 16: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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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불통, 먹통, 깡통이라는 비아냥을 받아 온 전남도(도지사 이낙연) 소통행정이 2015년 을미년 새해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전남도청 대변인실은 오는 7일 오후 2시 도청 브리핑룸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안내 문자 메시지를 출입 기자 전원에게 두 차례나 알렸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정순준 행정안전국장 주관의 1월7일자 실국장, 준국장, 부단체장급 인사설명회는 출입기자 가운데 일부에게만 안내했다. 소위 00기자단 소속 기자에게만….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주관한 행사에는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홍보기사를 쓰게 하고, 민감한 인사 문제에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 중인 것.

소위 속보성 경쟁을 펼치는 언론사들은 정보 제공에 굉장히 민감하다. 본지 등은 뉴스가 생산될 수 있는 정보는 공유해달라고 대변인실을 통해 수차례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오늘도 상당수 기자들이 물을 먹고 말았다.

이처럼 삐뚤어진 전남도의 언론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 대변인실이 도의회에 제출한 도 출입 언론사 현황에는 총 27개 언론사, 39명의 기자만 출입 중이라고 기재됐다. 세부적으로 TV 네 곳과 라디오 세 곳, 통신사 두 곳, 중앙일간신문 열한 곳, 지방일간신문 일곱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언론사로 등록을 마친 후 대변인실에 출입기자 통보서를 제출했음에도 전남도는 출입기자 상당수를 유령 취급하고 있다. 

이낙연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배려'를 약속했다. 공정한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무엇보다 도청의 모든 단위가 그런 배려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자신도 그렇게 한다는 약속을 내놨다. 

선거 과정에서도 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자신은 중앙지 기자 출신이지만 지역신문, 주간지, 인터넷 신문도 똑같은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사에 취임하면 어느 언론도 차별 없이 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남도는 본 기자가 출입한 광주·전남 출입처 가운데 최고의 불통 조직이다. 전남도가 이 같은 폐쇄성을 고수하는 데는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일부 기자들의 몰지각한 행태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낙연호(號)가 새롭게 출범한 마당에 관례와 관행 운운하며, 불평등한 언론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지사의 생각과도 맞지 않다. 이 지사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