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광주월드컵경기장 특혜 의혹, 정밀안전진단이 '화근'

제안된 4개 공법 가운데 3개가 H사가 권리 행사…"권리여부 안따져 봐"

장철호 기자 기자  2015.01.05 15:29:3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광주시(시장 윤장현)가 발주한 월드컵경기장 외벽 보수공사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광주시체육회가 의뢰한 정밀안전진단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특히 정밀안전진단 결과 제안된 특허 공법 4개 가운데 3개가 특정 회사가 권리행사를 할 수 있어 특혜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5일 광주시와 시체육회에 따르면 광주시체육회는 지난 2002년 준공된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대해 2013년 상반기 정밀안전진단을 의뢰, B급 판정을 받았다. 총 용역금액은 1억5700여만원으로, ㈜H건축안전기술원(1억1000만원)과 ㈜H구조안전기술원(4700만원)이 실적 평가 등을 통해 공동 도급했다.

이들은 건물 구조가 안전하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외벽 보수와 관련, 콘크리트의 탄산화방지 및 동결융해작용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카공법·OK공법·Hi-REPAIR·N-프로리트 공법 등 교량이나 옹벽에 많이 사용하는 네 가지 공법을 통해 보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동 도급업체는 노출 콘크리트 표면 3만2779㎡를 제안 공법으로 시공하는데 16억600만원, 16억2400만원, 19억1700만원, 21억6200만원이 각각 소요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담당 주무관은 제안 공법을 사용해 시공할 경우, 원래 설계자의 의도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방건축기술심의원회의 건축 전문가와 건축사 협회의 견해를 모아 일반 노출콘크리트 보수 공법이 낫다는 의견을 냈다. 

일반 노출콘크리트 보수 공법으로 공사했을 경우 △NSR공법 5억700만원 △JD표면보수공법 5억2000만원 △T건설표면보수공법 5억2000만원 △U테크표면보수공법은 4억1000만원이 소요된다는 견적이 나왔다.

그러나 공동 도급업체의 제안 공법 중 3개 공법의 등록권리자나 권리의 일부 이전 권리자가 광주H업체인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드러나 특정 업체를 염두에 뒀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광주 H업체는 A특허의 일부 이전 권리자, B특허의 등록권리자, C특허의 등록권리자로 등재돼 있고, B·C특허의 일부를 제3의 업체에 일부 이전 등록한 상태다. 명의만 다를 뿐 광주 H업체에 특허 권리가 귀속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광주시는 특허 보유 업체들과 신기술·특허 협약을 체결하면서, 발주기관과 기술보유자 간 협의한 요율 6.8%를 공사원가 계산 시 반영하는 것으로 했다. 그러나 낙찰업체의 경우 발주기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울며겨자먹기식 선택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을 담당한 공동 도급업체가 이런 특허 공법이 있다고 제안한 것일 뿐, 발주처의 의향대로 공법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 체육회에서 발주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지방건축기술심의위원회 등에서 원안 의결돼 공사가 발주됐다"면서 "공법 선정의 적합 여부는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며, 특허의 권리 여부는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