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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신제윤 금융위원장 "혁신·신뢰·안정 통해 금융강국 실현"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1.02 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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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혁신, 신뢰 그리고 안정, 이 세 가지야 말로 '금융강국'이라는 큰 집을 짓기 위한 튼튼한 기둥이 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금융위원회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혁신'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신뢰금융'을 '금융안정'이라는 시장질서 속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 다사다난했던 갑오년이 저물고 희망찬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해 이맘때면 우리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며 서로 덕담을 나누곤 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 잠시 지나간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고 미래라는 이름의 백지에 또 무엇을 써내려갈지 고민해보는 호사도 누려봅니다. 참 고마운 시간입니다.

이 설레임을 소중히 간직하고 올 한 해도 여러분과 함께 뛰어보고자 합니다. 하시는 일마다 뜻대로 이루어지는 축복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한 해 우리는 한국금융의 발전을 위해 참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금융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인 기술금융과 해외시장을 겨냥한 정책과제들이 차질 없이 추진됐습니다. 금융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일깨우고 보수적 금융문화를 혁파하기 위한 규제·감독체계 개편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됐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포함한 신뢰회복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통일금융의 청사진도 처음 구체화됐습니다. 금융산업이 경제의 신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환경을 차곡차곡 조성해 왔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맡은바 업무를 수행해 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금융위 직원 여러분, 시장안정과 산업발전을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앞에는 넘어야할 장애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우리를 압도하면 자칫 위기가 되는 것이고 우리가 앞서 상황을 주도해 나가면 반대로 기회가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함으로써 한국금융이 비상하기 위한 활주로를 준비합시다.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은 보완하여 금융도약의 골격을 보다 굳건히 합시다.

"무언가를 꿈꿀 수 있다면 그 실현도 가능하다.(If you can dream it, you can do it.)"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삶을 헌신한 월트디즈니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또 "꿈을 추구할 용기만 있다면 그 모든 꿈을 이루어낼 수 있다.(All our dreams can come true if we have the courage to pursue them.)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꿈을 좇아 살아온 그의 진심이 어느 현란한 말보다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항상 꿈꿔 왔습니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금융,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 금융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들을 마저작침(磨杵作針)의 자세로 하나씩 실행합시다. '금융강국'의 원대한 꿈에 한걸음씩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금융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원년, 주요 현안과제 해결 및 금융비전 작업을 수행한 데 이어, 작년 한 해 동안에는 금융경쟁력 강화 체계를 구체화하고 정책집행의 과실을 구현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 그간의 정책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혁신'과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신뢰금융'을 '금융안정'이라는 튼튼한 시장질서 속에서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혁신, 신뢰, 그리고 안정 이 세 가지야말로 '금융강국'이라는 큰 집을 짓기 위한 튼튼한 기둥이 되어줄 것입니다.

첫째,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혁신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달려 나가는 발걸음을 멈추면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척박한 글로벌 금융환경 하에서 우리는 부단한 금융혁신을 통해 '성장'의 바퀴를 계속 돌려주어야 합니다.

혁신과 관련한 올 해의 역점 과제는 바로 '핀테크(Fintech) 혁명'입니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흐름으로 핀테크 혁명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금융이 IT를 도구로 활용했던 과거와 달리, IT가 금융에 진입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자금이체부터 투자중개업에 이르기까지 금융 고유의 영역 곳곳으로 자신의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핀테크 열풍은 향후 금융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금융과 IT간 합종연횡을 유발하여 금융산업이 다양한 형태로 재정비될 것입니다.

핀테크 혁명에 동참하고,나아가 핀테크 혁명을 주도하는 것은 이제 한국금융의 미래를 위한 당위적 과제입니다. 네트워크 기반 산업의 경우 소비자와의 접점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됩니다.

앞으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이지만 현시점에서 핀테크와 관련한 우리의 정책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 시장의 창의가 충분히 발휘되고,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극대화되도록 규제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 핀테크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둘째, 금융경쟁력 확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적 그리고 적극적으로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에 하나라도 금융시스템 안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핀테크 관련 보안 및 소비자 보호에 있어서도 사각지대 없는 엄정한 정책을 펼치고자 합니다. 1월중으로 종합적인 IT․금융융합 지원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핀테크 혁명이 몰고 올 변화의 바람이 한국 금융산업에 순풍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핀테크가 신규과제라면 창조금융은 지속과제입니다. 이제 그 초기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모멘텀을 놓치지 않고 금융현장 구석구석까지 창조금융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기술금융 강화, 보수적 금융문화 혁파 등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더욱 과감하고 전향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2차 금융규제 개혁'을 통해 보다 시장친화적인 규제정비와 금융구조개혁을 실현하겠습니다. 금융산업에 추가적인 활력을 불어넣고자 함입니다. '모험자본'의 육성은 창조경제의 불씨를 키워줄 가장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투자자금의 회수기능을 활성화하고 사모펀드 분야의 시장자율성을 확대해 모험자본의 역동적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벤처·창업기업의 금융애로 상담과 크라우드 펀딩 및 성장사다리 펀드의 맞춤형 투자를 결합시킴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창조금융 One Stop' 지원을 실현하겠습니다.

핀테크, 창조금융 등 시대적 조류를 활용해 한국금융의 성장 동력이 끊임없이 창출되도록 우리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둘째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신뢰금융입니다. 그 동안 우리의 경제시스템은 개별 주체의 성취를 최우선시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의 양극화가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경제적 불균형의 심화는 자칫 구성원간 신뢰의 고리를 약화시키고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보다 멀리 나아가기 위해 구성원 모두의 동반성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금융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금융접근성이 부족한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소외는 이들의 계층간 이동성을 크게 제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이 선봉에 서서 계층간 불균형 해소와 구성원 간 '신뢰' 회복에 기여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금융이 보다 멀리 뛰기 위해 기초체력을 다지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미 지난달, 취약계층 보호의 뼈대가 되어 줄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주거·고용·복지 등 일상생활과 연계된 맞춤형 금융상품을 도입해 서민들의 금융니즈를 충족시키겠습니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부업체 및 대출모집인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상담 채널을 확충하고 서민 눈높이에 맞는 금융교육을 확대하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금융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서민금융총괄기구'를 설립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완성할 것입니다.

이제는 종합대책의 내용을 토대로 실천하는 일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금융을 통해 회복된 사회균형을 바탕으로 구성원간 신뢰를 공고히 하는 '신뢰금융'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바로 '금융안정'입니다. '금융강국'의 토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규율을 통한 '금융안정'의 유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0년,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금융에 있어 '안정'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리스크요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만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경제·금융여건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단시일 내에 좋아지리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유가 하락 등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국내경제는 저성장·저물가·저고용·저출산 및 고령화라는 4低1高의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가계부채 증가, 기업활력 저하 등 잠재적인 위험요인도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방으로는 잠재위험요인이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성공적으로 차단할 수 없습니다.

사전에 약속된 엄정한 규율에 따라 금융산업의 주체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때에만 금융안정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해야 합니다.

금융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금융회사의 외화차입여건을 재점검하고 자체 스트레스테스트를 보다 강화해야 합니다. '위기의 상시화' 시대를 맞아 기업의 아픈 곳을 누구보다 먼저 진단하고 다가오는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금융의 선제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동안 축적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한 평가와 신속한 구조조정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상시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가계부채의 구조개선 작업은 2015년도 금융안정 분야의 최우선 과제라 하겠습니다. 가계부채 질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네 가지 정책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첫째, 은행권은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고 2금융권은 과도한 외형확장을 억제하면서 '부동산대출 관리를 내실화'하겠습니다.

둘째, 기존 단기·변동·일시상환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하도록 적극 지원해 '가계 빚의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셋째, 차입자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취급을 유도함으로써 '처음부터 빚을 갚아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넷째,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취약계층이 '빚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습니다. 아울러, 금융보안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획기적으로 강화해 금융시스템 자체의 안정성도 제고해야 합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은 양보할 수 없는 대전제로 어떠한 경우에도 확고히 지켜져야 합니다. 주식, 채권, 외환, 자금시장 그 어떤 부분에서라도 안정을 침해하는 요인이 발생한다면 한 발짝도 물러남이 없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최전방에 위치한 군부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때마침 몰려온 한파에 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매서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전선을 지키는 장병들을 만나보고 든든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금융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이 안보의 최전선에 서 있다면 금융은 경제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국민들이 편안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뿌리 깊고, 강건한 금융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올해가 '금융강국'의 기틀을 세우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실물경제의 그늘에 가려진 초라하고 나약한 금융을 거부합니다. 경제의 최전선에서 성장을 견인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을 밝혀줄 강하고, 따뜻하고, 신뢰받는 금융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가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 가치 '혁신, 신뢰, 그리고 안정'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할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에는 '행불유경(行不由徑)'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길을 나설 때 지름길이나 뒷길을 택하지 않고 떳떳하게 큰 길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일을 할 때 정도를 걷지 않고 편법을 쓰면 당장은 빠르고 이로운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이 화근이 되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금융이 원칙에서 벗어나 잘못된 길에 발을 들였을 때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가 가는 길이 大義이고 正道라면 가시덤불이 뒤덮은 험난한 길이라 하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전진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을 추진해 나갈 때 '금융강국'의 실현이 한층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을미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모두 소원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