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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새해에는 꼭 금연하세요"

김준석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과장 기자  2014.12.31 12: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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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담배가격이 2015년 1월부터 인상된다. 이를 두고 우리사회의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담뱃값 인상이 서민증세의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진위여부를 떠나 필자는 정부의 금연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흡연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는 이미 익히 알려져 있듯 각종 암과 폐질환, 심혈관질환, 기관지염 등 다양한 질환을 야기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흡연이 요통과도 연관성이 깊다는 연구가 점차 규명되고 있어 신경외과전문의로서 금연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척추의 추간판(디스크)은 무혈관조직으로 그 주변에도 신경분포가 매우 적다. 이 때문에 추간판은 척추뼈를 통해 혈액을 공급받으면서 제한적으로나마 영양분과 산소를 얻게된다.

하지만 담배의 일산화탄소는 우리 몸의 산소공급을 저해하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혈액의 산소 포화도도 떨어트려 조직의 재생력마저 떨어트린다.

이 때문에 추간판은 영양과 체수분마저 줄어들면서 딱딱하게 변하고 기계적 운동성이나 내구력이 약화된다. 흡사 말라버린 식물처럼 변하면서 약해지고 찢어져 제기능을 상실하는 것이다. 외상이나 충격이 없더라도 퇴행성디스크가 생기게 된다.

실제 존스 홉킨스대학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1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흡연과 만성 요통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담배가 척추 아랫부분에 혈액공급을 방해해 요통과 퇴행성디스크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심지어 흡연자의 요통발생확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84%나 높다고 한다.

흡연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니코틴이 몸속에 누적될 경우 칼슘을 비롯한 미네랄의 체내흡수를 감소시켜 뼈의 골밀도를 약화시킨다. 척추뼈에 미세골절이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골다공증, 골절, 치아약화 등 전신의 골강도마저 떨어트린다.

현재 허리디스크, 척추골절, 기타 수술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나 수술을 앞둔 이들에겐 금연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수술 후 예후가 나빠질 수 있고 수술 실패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흡연은 수술 후 골조직과 세포의 재생능력을 약화시키고 수십가지 화학물질이 체내염증반응을 초래한다. 면역력마저 떨어져 환자의 재활을 방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경추질환으로 전방유합술을 받은 환자 중 흡연자는 수술 부위 옆에 또 다른 퇴행변성이 생겨 2차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비흡연자에 비해 1.9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환자의 연령, 신경학적 장애정도, 당뇨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의 영향보다 더 크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흡연자들은 수술 후 만성적인 감염, 골유합 저하, 부종 발생 등 부정적 예후를 겪는 일이 부기지수다.

이렇듯 흡연은 당사자의 건강과 생명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망친다. 이미 장기간 담배를 피워 세포와 근관절, 내장기관 등에 변이를 일으켰다면 그 이후 담배를 끊어봤자 이미 시간은 늦은 것이다.

새해가 오기 전에 지금이라도 손에서 담배를 놓아야 할 이유다.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건강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김준석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