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주도했던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그러나 중장년 구직자들은 높은 재취업의 벽에 부딪혀 희망까지 얼어붙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중년층 실업문제 해소와 질 높은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일자리 확대, 창업 지원 등 다방면의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내년 실시 예정인 '중장년 전직지원 제도'는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해 전직 지원금을 도입했으며 2000명 대상으로 예산 20억원을 책정했다. 또 중장년이 주된 일자리에서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 지원 대상을 7000명에서 8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 지침에 맞춰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일반기업도 중장년층의 재기와 노후대비 관련 사업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1만여명 인파 "중장년층 인재 확보 힘쓸 것"
중장년 경력자에게 취업 기회를 마련해주는 행사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중장년 채용한마당이다. 중장년 채용한마당은 대기업들이 주요 협력사와 중소기업의 인재 확보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주최한 '2014 중장년 채용한마당'에는 사전면접 신청자 1500명, 현장 등록자 5500여명 등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 구직자들의 구직 행렬이 이어졌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KT △현대 등 12개 그룹의 120개 협력사와 20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2000여명의 우수한 중장년 경력자 인재 찾기에 나선 것.
기업별로 '대기업 협력사관' '유망 중소기업관' '시간제 일자리 관'을 별도 구성, 구직자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관은 물론 이력서 컨설팅부터 현장에서 매칭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취업 토탈 솔루션관'도 선보였다. 이곳에는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중장년 채용한마당을 주관하는 고용노동부 지정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장년층들의 취업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도 중장년층 인재를 확보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중장년 구직자 10명 중 7명 "노후자금 부족"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 '2014년 중장년 재취업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구직자의 69.1%가 퇴직 이후 쓸 자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9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로 '충분하다'는 답변은 7.5%에 그쳤다.
노후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65~70세(평균 68세)까지 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70%로 가장 많았다. 정년퇴직 후 10년은 더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퇴직 이후 경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재취업'(72.3%)을 꼽았다. 특히 재취업 시 직급이나 연봉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해선 연령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장년 구직자 10명 중 8명은 구직활동 시 겪는 큰 어려움으로 '업무능력보다 나이를 중시하는 사회풍토'와 '중장년 채용기업의 수요 부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중장년의 구직난과 중소기업의 구인수요 간 미스매칭은 상호 간 인식과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다"며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중장년에 대한 인식전환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을 위한 중견인력재취업 지원(장년취업인턴제) 사업도 마련됐다. 50세 이상 장년 구직자에게 중소기업 인턴연수를 거쳐 정규직 채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실시 기업을 대상으로 인턴기간 최대 4개월 동안 약정 임금의 50%, 최대 80만원씩을 지급하고 정규직 채용 시 6개월간 월 6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인턴 참여 신청은 이를 위탁수행 중인 △상공회의소 △고령사회고용진흥원 △중소기업중앙회 △노사발전재단 등 관할센터에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