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케이블TV·인터넷TV(IPTV)·위성방송 점유율을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3분의 1로 점유율을 규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의 연내 통과가 결국 불발됐다.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합산규제 법안을 심의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내달 임시국회에서 재논의키로 했다.
이날 미방위 관계자는 "시간상 제약 등으로 내달 열리는 임시국회를 통해 합산규제 법안을 재논의한 후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KT와 반KT 진영은 희비가 엇갈렸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내달까지 지연된 법안처리로 시간을 벌게 됐다. 반면, KT 측을 제외한 케이블TV 및 IPTV 업계는 법안 통과 불발에 대한 아쉬움이 역력한 상태다.
케이블TV업계는 법안처리 지연에 따른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 증가를 예상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만약, KT의 IPTV와 위성방송 점유율이 법안처리 때까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면 현재 논의되는 33% 점유율에서 상향 조정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KT 측이 가입자를 계속 유치해 점유율이 늘어난다면 현재 논의되는 합산규제 법안 내 점유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알려진 바로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중복가입자를 합쳐 32.8, 중복가입자 제외 28%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산규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내달 임시국회 때도 가봐야 알 것 같다"며 "이번 법안 처리 지연으로 내부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KT진영은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합산규제 법안 통과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재 KT의 IPTV와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하면 3분의 1 정도의 가입자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합산규제 법안은 현행법을 무시한 계산법이다"며 "영업환경이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순증이 우리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법안 지연에 따른 가입자 증가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방위 내에서 강력한 찬성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통과되지 않았겠느냐"며 "합산규제는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논의다"고 일축했다.
현행 법률상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는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으나, KT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 위성방송이기 때문에 가입자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합산규제 법안이 통과되면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점유율이 합산돼 규제를 받게 된다.
한편, 이날 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던 클라우드컴퓨팅법 또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미방위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인 클라우드컴퓨팅법은 국가정보원 개입조항으로 야당 반발이 심한 상태며, 미래부 측은 공청회 등을 통해 관련 조항 삭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