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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통사 '세계 최초' 타이틀전이 달갑지 않은 이유

최민지 기자 기자  2014.12.29 15: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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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통사의 고질적인 '세계 최초' 병이 도졌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고 이통사 간 의미 없는 줄다리기가 재현된 것.

이번 논란은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3밴드 LTE-A'에서 시작됐다. 최초 상용화 입장을 놓고 SK텔레콤과 KT 간 입장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도 다시 싸움 구경을 하게 됐다.
앞서 지난 28일 삼성전자는 자체개발한 통신칩 탑재를 통해 3밴드 LTE-A가 가능한 '갤럭시노트4 S-LTE'를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고, 이에 기다렸다는 듯 세계 첫 상용화 타이틀을 두고 이통사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만 셈이다.
 
다만, 이번 '3밴드 LTE-A' 서비스는 KT와 SK텔레콤에서 구성한 소비자 체험단을 통해 일부 고객만 만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소비자 평가단을 통해 29일부터 세계 최초로 3밴드 LTE-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고, KT는 즉각 실질적 상용서비스가 아니라며 반발했다.

KT는 SK텔레콤의 정도경영을 운운했고, SK텔레콤은 KT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각사별로 100여대 단말기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 S-LTE'는 체험 단말기는 맞지만 내달 본격 공급되는 단말과 사양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1월이 돼야 전체 소비자를 위한 본격 3밴드 LTE-A 서비스가 가시화되는 것이다. 현재는 소수의 체험단에게만 선별적으로 공급되는 서비스일 뿐이며 전체 소비자들에게 3밴드 LTE-A는 내달까지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다.

누가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와 같은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고작 이통사당 100여대의 단말로 시장주도를 논하기에는 어폐가 따른다. 

'최초'라는 타이틀에만 연연하는 이통사 간 신경전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안이 더욱 달갑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단통법 실시 후 각 이통사가 서비스와 상품의 본질적 경쟁력을 재차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말하는 진정한 고객 중심 경영을 펼치려면 소비자를 뒷전에 놓고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최초'에 대한 진흙탕 싸움을 지양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세계 최초 위상의 흠집으로 작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을 이통사는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