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피부질환의 주소증(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불편)은 바로 가려움증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죄인의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간지러움을 태워 고문했다는 일화까지 있을 정도로 가려움증은 때로는 심한 고통을 유발한다.
가려움증의 대표적인 피부질환 중 하나가 바로 화폐상습진이다. 이 질환에 걸리면 가려움증이 아주 심한데, 그것도 발작적으로 일순간에 가려움증이 엄습해 오기 때문에 가려움만 놓고 봤을 때 그 정도는 아토피피부염보다 심하다.
화폐상습진이란, 원형 또는 동전 모양 습진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피부염을 말한다. 증상은 처음에 아주 작은 반점, 구진으로 시작해 때로 수포가 생기면서 진물도 나오고, 차차 딱지를 앉으면서 원형이나 타원형 또는 불규칙한 형상으로 변해가며 온 몸에 퍼져간다.
손등·팔·허벅지·엉덩이 등 신체 어디에나 생기며 이 피부염을 앓는 환자의 상당수가 세균 또는 진균에 의한 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화폐상습진의 정확한 원인이 명쾌하게 규명되진 않았다. 다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과의 접촉이나 가족력, 세균, 스트레스 등을 원인물질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불규칙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화폐상습진 발병률을 가속화시킨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화폐상습진은 면역기능은 약화되고 건조하고 추운 날씨까지 지속되는 겨울철 더욱 극성을 부리곤 한다. 특히 낮보다 밤에 가려움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수면에도 악영향을 준다.
만약 화폐상습진을 현재 앓고 있다면 명심해야 될 점은 절대 긁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극심한 가려움증을 수반하는 질환에 다소 부적절한 충고일 수 있지만, 화폐상습진 환부를 긁거나 자극할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환자의 피부면역상태가 부실하다보니 피부에 상존하는 각종 세균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진물이나 악성염증은 물론 흉터까지 남을 수 있다.
대신 피부가려움증과 발진이 심할 때는 얼음을 비닐팩에 넣어 환부에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감각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고 부종을 가라 앉혀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후에는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저강도의 알코올 솜으로 습진부위를 닦아주고 헤어드라이기 등으로 잘 말려줘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폐상습진의 재발을 막고 이를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특히 피부와 함께 내과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습진의 원인을 장부기능의 손상으로 인해 인체 정기가 허약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를 '습사(인체에 독소로 작용하는 나쁜 습기)'라고 한다.
따라서 화폐상습진의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쇠약해진 정기를 보강하고 그 기운이 전신의 경락을 타고 피부의 냉기와 습사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섭생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체내에 양기와 에너지가 축적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식사는 하루 삼시세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다만 보양을 위해 육류나 고단백질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피부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과산화지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려움증도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보다는 소화흡수가 높고 항산화작용을 돕는 채식이나 곡류 위주의 식단을 권장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도 화폐상습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땀을 통해 체내 노폐물과 독소의 배출이 원활해지고 혈액순환력이 높아져 피부를 비롯해 온몸 구석구석까지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촉진한다. 심폐기능의 강화는 물론 면역기능 증진효과도 높다.
완치가 되기 전 환부가 딱딱한 상태에서 치료를 멈추면 그 속에서 다시 작은 포진이 올라 와서 병이 재발될 수 있으므로 피부병변이 아물었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완치 여부를 확인한 후 치료를 마무리 하도록 해야 한다.
유인식 우보한의원 압구정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