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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돈맥경화' 은행권 대출 선호가 부추겨"

주식·회사채 발행보다 은행대출 선호…중소·중견기업 상대적 소외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23 16: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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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기업들이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대출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동시에 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 활로를 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식 및 회사채 등을 통한 장기 자금조달은 연평균 27조4000억원으로 대출금 규모인 34조5000억원의 79%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2006년을 기점을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계속 줄고 회사채 발행 역시 2009년을 정점으로 정체된 상태다.

반면 기업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은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2~2013년에는 주식이나 회사채보다 자금조달 규모가 더 컸다. 은행 대출 방식의 자금조달도 2008년 정점에서 줄어드는 추세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금조달 규모를 연도말 잔액기준(stock)으로 볼 때 국내 간접금융 대비 직접금융 비중은 2배 정도였다. 이에 반해 자본시장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약 10배로 눈에 띄게 차이가 컸다.

특히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은 대기업에 편중돼 중소, 중견기업의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협 관계자는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선 기업 가운데 대기업 비중은 2009년 60%를 넘어 2011년과 지난해 각각 80%를 웃돌았고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대기업이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채권보증 전문회사인 '모노라인(monoline)'을 통해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도모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와 유사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보증을 통한 신용등급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채무자 대신 원리금을 상환해주는 채권보증 전문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회사채를 이용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부터는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을 더욱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미국기업들은 총 2158억달러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했으며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3244억달러, 2806억달러를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