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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가급등' 조현아, 올해 170억 벌었다

'한진판 제일모직' 연초比 81.76%↑…삼남매 130만주씩 보유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23 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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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명 '땅콩회항' 사건 탓에 공분을 사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삼남매가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가 급등 덕에 각각 176억원가량의 주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은 지난 22일 한진칼 지분 5.33%(279만9161주780억원 규모)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는 '독접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과정으로 한진그룹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 블록딜을 통해 한진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한진칼-정석기업-㈜한진'과 '한진칼-대한항공'으로 상당히 단순해진다.

◆"한진칼 주가상승 내년까지 이어질 것"

최근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공모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한진그룹에서는 한진칼이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를 반영하듯 한진칼 주가는 작년 12월26일 1만5000원대에서 22일 2만9900원을 기록하며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무엇보다 '땅콩회항' 사건이 벌어졌던 이달에도 2% 넘는 상승률을 유지하며 견고한 흐름을 유지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의 주가 수익률도 함께 급등했다. 이달 4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보유 내역을 들여다보면 오너일가 가운데 조양호 회장이 15.49%(821만935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각각 131만3097주(2.48%), 131만4532주(2.48%)를 갖고 있다. 3남매 중 막내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역시 131만716주(2.47%)를 가진 주요주주다.

올해 1월2일 1만64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한진칼은 지난 22일 2만9900원으로 마감했고 해당 기간 상승률은 81.76%에 달한다. 주당 1만3450원의 시세차익이 생긴 셈으로 조 전 부사장의 지분가치는 176억6100만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 역시 비슷한 규모의 주가수익을 얻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진칼의 주가가 내년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오너일가의 지분가치도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빠른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이라며 "한진칼에 대해서는 저점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한진칼의 프리미엄과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실질 지배력을 보유한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주가 추가 상승의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7월까지 지주사 전환 완료해야

일각에서는 '땅콩회항'과 관련해 국토부와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분정리에 나선 것은 무리한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한진의 행보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진그룹은 작년 8월 투자사업 중심의 한진칼과 항공운송사업을 전담하는 대한항공을 인적분할하며 지주사 전환에 나섰고 2년의 유예기간을 받았다. 때문에 내년 7월까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지 않으면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칼은 앞서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지주사 지분 요건 충족을 위해 지난 9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지난달 현물출자 주주를 대상으로 한 신주 발행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6.9%에서 32.8%로 급증했고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25.2%에서 31.7%까지 늘어 그룹 지배권이 강화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한진그룹이 ㈜한진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한진의 투자부문이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동시에 합병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헌 연구원은 "시나리오 상 한진칼은 통합의 주체가 되는 모양새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며 "그룹 지배력과 자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