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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전기장판의 어제와 오늘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2.22 17: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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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4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송년모임과 술자리에 가계부 지출란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또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와 눈 소식에 몸도 마음도 저절로 움츠러드는데요. 이번 겨울에는 난방비라도 줄여볼 심산으로 큰 마음 먹고 온수매트를 구입했습니다.

온수매트 구입에 앞서 전기장판이 좋을지 온수매트가 좋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요. 비용적 측면을 고려하면 전기장판이 나을 것 같고, 전자파나 장기적인 전기요금을 생각하면 온수매트가 낫다는 지인의 의견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온수매트로 결정했지만 겨울철 대표적인 난방용품으로 전기장판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장판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기장판의 최초 판매 시기는 1972년도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전의 가정용 난방은 주로 연탄에 의한 난방이었습니다.

필요할 때만 난방장치를 가동하면 되는 요즘의 가스보일러나 기름보일러와는 달리 연탄난방은 불을 켰다 껐다 할 수 없고, 온도조절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연탄가스중독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매년 발생해 나라에서도 골칫거리로 여겼죠.

그러던 차에 1972년 LG그룹 전신인 금성전선에서 전기온돌을 개발해 시판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락희(樂喜)화학에서는 럭키라는 상표의 전기장판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죠. 초창기 제품이 그렇듯 처음에는 전기장판의 품질이 우수하지 않았습니다. 접었다 펴면 자국이 남고 겨울에는 잘 깨지기도 했으니까요.

1974년에 들어와서야 자동 온도 조절 방식이라고 하는 위상제어 조절기가 등장했고, 발열선도 요즘과 같은 형태의 재료를 일본에서 수입, 가공해 사용하게 됩니다. 당시 전기장판의 가격은 1만원 정도였는데요. 라면 한 개 가격이 35원이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고가 제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기장판이 생산되기 시작한 초창기를 지나 1977년도에 이르러서는 제조 기술 발달로 불량률이 감소하게 되고 제품의 품질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장판에서 전기요, 전기모포, 전기방석 등 제품군도 다양해졌죠. 이때부터 1990년도에 이르기까지 약 12년 동안 전기장판 업계는 제품의 품질과 생산량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자석요와 바이오 세라믹을 이용한 제품이 쏟아졌는데요. 자석목걸이, 자석팔찌, 자석팬티 등 다양한 제품들이 혈액순환 촉진, 성인병치료예방 효과가 있다며 고가에 판매됐죠. 더불어 고령토, 황토, 규석, 점토, 활석, 흑연 등 바이오 세라믹 재료를 추가한 제품의 판매량이 훌쩍 늘더니 이어 옥장판, 옥매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는 전자파 차단 제품이 나왔고,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바로 제가 구입한 온수매트가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온수매트는 전자파 발생의 원인이 되는 발열선을 사용하지 않고 물을 데워 순환시켜 난방을 하는 제품인데요.

온수매트 등장 초반에는 온도 조절기 내부에서 물을 데운 후 모터로 순환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요즘은 모터 소음이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에 무동력 자연 순환 보일러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온수매트는 물 순환 호수가 매트 내부에 설치돼 발열선을 사용한 전기장판에 비해 두께가 두껍고 접어서 보관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기장판으로 시작된 겨울철 난방 제품은 현재 전기요, 장판, 카펫 매트, 돌침대, 온수매트, 세라믹 매트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는데요. 제품 종류는 달라도 본체, 발열체, 온도조절기로 이뤄졌다는 것은 전기장판이 처음 선을 보인 1970년대와 달라진 게 없다고 합니다. 향후 어떤 기발한 제품이 우리의 겨울을 따뜻하게 지켜줄 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