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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문제는 운용 부문"

'농협금융 자산운용 역량 강화방안' 세부계획 발표, 고개가치 창출 목표

나원재 기자 기자  2014.12.22 17: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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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임종룡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22일 기자들과 만나 '자산운용 명가' 도약 추진 의지를 밝히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 자산운용 역량 강화방안'을 주제로 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국내 금융지주 중 첫 그룹 CIO체제 도입 △은행, 보험계열사 자산운용 프로세스 전면 개편 △NH-CA의 범 농협 핵심 자산운용 기관 육성 △대표 투자상품을 통한 고객 투자기회 제공 등 구체적 세부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에 따르면 이번 자산운용 역량 강화는 과거 그룹의 핵심 경쟁력인 은행, 증권, 보험 등 개별 업종의 영역별 경쟁에서 그룹 차원의 제조-유통-운용의 프로세스에 균형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결집한 고객가치 창출이 목표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어느 금융그룹이 제조-유통-운용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며 "그간 제조 부문에서 투자상품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했지만,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권 전체 점포수에서 절반이 농협마크를 달고 있다"며 "결국 문제는 운용부문으로 이날 자리에서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은 은행, 생명, 손해 등 자산운용 성과 중 생명의 경우, 업계 평균 수준인 4.6%보다 0.3%p 낮은 4.3%로 타사 대비 많은 채널을 보유했지만, 상품 역량 부족에 따른 자산운용 취약과 예금·대출에 투자관심이 큰 반면, 운용에 대한 필요성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임 회장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중요해졌다"며 "선진국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저금리 환경으로 개인고객의 펀드 등 투자상품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농협금융이 자산운용 부문 역량 강화를 잘할 수 있는 이유로 △범 농협 운용자금 200조원의 효율적 운용을 바탕으로 한 수익률 제고 △업계 최대 규모의 상품 판매 채널 활용으로 비이자이익 확대 △프랑스의 세계 10위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 역량을 활용한 운용성과 강화기반 마련을 꼽았다.

◆금융그룹 내 첫 CIO 체제 도입 '눈길'

이와 관련, 그룹은 '자산운용 명가'를 목표로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 도입 △은행·보험 운용 프로세스 개선 △NH-CA 자산운용 육성 △대표 투자상품 판매를 세부 추진방안으로 내세우고, 선진 자산운용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제언했다.

CIO는 그룹 내 97조원의 자산에 대해 투자전략을 총괄하고, 생명의 자산운용도 담당하게 된다. 비용으로만 놓고 보자면 은행 CIO는 30조원, 생명 47조원, 손보 4조원, NH-CA는 16조원 규모다.

그룹은 CIO의 자산운용 부문 전략수립과 경영관리 등 자산운용 컨트롤타워 역할이 막중해진 만큼 65명의 전문인력을 신규 충원한다는 계획도 보탰다.

이와 함께 그룹은 은행·보험 자산운용 프로세스의 전면 개선 작업도 펼친다. 그룹 이하 은행은 동일부서에서 운용하는 자금을 유동성 관리는 자금부에서, 투자 목적은 자금운용부에서 분리 운용하고, 보험은 중장기, 단기 자산배분 역량을 강화해 운용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외부 위탁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관리체계도 정교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은 올해 11조원 규모의 위탁운용을 오는 2020년까지 32조원인 약 30%까지 확대하면서 운용사 풀(Pool)도 20개 이상에서 10개 이내로 정예화한다.

이에 따르는 성과평가 제도도 현재 손익 중심 평가에서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별 BM평가로 수정했다.

무엇보다 그룹은 NH-CA를 범 농협 핵심 자산운용 기관으로 육성한다는 세부 계획을 강조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영역의 운용성과를 개선하고, 취약부문 보강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운용과 리서치, 글로벌, 신규영역 등에 전문인력 34명을 기존 인력 70명에 더했다.

그룹은 공동주주인 '아문디'와 지난 10일 제휴를 맺고 '아문디' 비용 부담으로 리서치와 리스크 IT 등에 본사 인력 8명 지원과 선진 IT인프라 도입, 아문디 정규교육 과정 참여기회도 마련한다. 또, 내년까지 아문디 상품 20개 이상을 도입하는 등 선진역량 이전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M&A)도 해당 영역에서 특화된 전문운용사를 대상으로 전략적 차원에서 계속 추진된다. 지배구조의 경우, 농협은 우선주 10%를 확대해 배당지분을 60%에서 70%로 확대하고 공동대표이사에서 농협금융 지명 대표이사, 아문디 지명 부사장 체제도 꾀한다.

한편, 그룹은 대표 투자상품을 육성해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14종의 다양한 상품을 금융그룹 차원의 첫 단일상품 육성 프로젝트로 키워 '올셋(All Set)'이라는 동일한 상품 브랜드를 적용해 고객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 지향 이미지도 이미 어필한 바 있다.

그룹은 이를 내년 1월부터 농협은행·증권 및 제휴 금융기관을 통해 본격적으로 판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객 신뢰에 모든 투자" 다짐

그룹은 올해 추정이익 8000억원을 내년 9050억원까지 끌어올려 수익성 제고와 새로운 신뢰 구축에도 나설 참이며 △핵심역량 강화 △시너지 극대화 △경영체질 강화 △고객신뢰 제고가 핵심이다.

그룹은 수익성 위주의 모든 경영체제를 개편하고, 그룹 자산운용 사업모델 혁신을 꾀하면서 은행·보험·증권 등 3대 핵심사업의 M/S 증대와 고객기반 강화를 핵심역량에 뒀다.

또, 3대 시너지로 그룹은 은행과 증권의 칸막이를 제거한 신복합점포와 대표 투자상품, 범 농협카드를 내세우기도 했다. 시장 친화적 운영체계 구축으로 손익관리 체계 정교화와 영업조직을 재편하고, 영업·현장 중시 인사에 인력 전문성 제고하는 등 성과 지향 인력관리도 예고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 1등' 지속 추진과 IT인프라 확충 및 보안강화 등에 따른 고객신뢰 제고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은 자산운용업 강화가 핵심으로, 그간 양적인 면에 치중했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수익력 있는 기업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고객 신뢰도 잃지 않도록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