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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김수한무' 길고 어려운 아파트名 "시어머니 탓?"

2010년 이후 평균 '8자'…가장 긴 아파트 단지명 '18자'

박지영 기자 기자  2014.12.22 1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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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처럼 긴 아파트 단지명이 요즘 대세입니다. 아파트에 브랜드를 입힌 건 고작 14년 전인데요.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현대·대림' 아파트로 불렸었습니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1만6342곳을 대상으로 준공시기별 단지명을 확인한 결과 1979년 이전 평균 '3자'에 불과했던 글자 수는 2010년 들어 '8자'로 2.7배가량 확 길어졌습니다.

시대별 증가폭을 보면 1979년 이전 평균 '3자'에서 △1980년대 '3.5자' △1990년대 '4.2자' △2000년대 '6.1자' △2010년 이후 '8.0자'로 늘어났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명에 특징까지 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바 '펫네임(Pet name)'이라고 하는데요. 기존 아파트 이름 앞이나 뒤에 '센트럴' '리버포레' '에듀' '스카이' 등을 붙이는 식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단지 성격이나 입지·주변여건·교통편의를 엿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단지 이름도 꽤나 긴 편인데요. 대규모 사업지 경우 건설사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짓는 까닭입니다. 적어도 아파트 브랜드 두 개 이상을 포갠 단지명을 만들다 보니 저절로 이름도 길어진 거죠.

이처럼 아파트 단지명이 길어진 것을 두고 일각에선 우스갯소리로 '시어머니와 며느리' 얘길 곧잘 하는데요. 시골에 사는 시어머니가 시도 때도 없이 무작정 서울 아들네에 찾아오니 며느리가 이름이 어려운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했더라는 것입니다.
 
이 얘기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있습니다. 단지명이 긴 아파트로 이사를 왔더니 아들이 보고 싶은 시어머니가 시누이를 앞세워 찾아왔더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다시 아파트 단지명을 짧고 쉽게 짓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이유인 즉, 시어머니 오는 걸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시누이 빼고 혼자 오시라, 뭐 이런 얘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공교롭게도 올해 아파트 단지명이 예년보다 조금 짧아졌는데요. 2014년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단지명 평균 글자 수는 '5.1자'로 파악됐습니다.

시도별로는 세종시가 평균 '7.8자'로 가장 길었고, 이어 △경기 '5.6자' △울산 '5.4자' △대구 '5.3자' △경북 '5.2자' △인천 '5.1자' △충남 '5.0자' △광주·경남 '4.9자' △서울 '4.8자' △제주·전남·충북 '4.7자' △전북·부산 '4.6자' △대전 '4.5자' △강원 '4.4자' 순이었습니다.

한편, 전국에서 가장 이름이 긴 아파트 단지명은 파주에 소재한 '가람마을 10단지 동양엔파트 월드메르디앙'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