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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기업 '소통역량'이 중요한 이유

"목적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성공기업 전제조건"

김헌률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부장 기자  2014.12.22 10: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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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는 이미 단어 자체에 '함께, 둘 이상'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영어의 'com'이라는 접두어 때문인데 '공산주의(Communism)' '공동체(community)' '컴파스(compass)' '합치다(combine)' 등의 단어를 보면 의미가 명확하다. 흔히 쌍방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하는데 'com'이라는 접두어가 가진 의미를 안다면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조어다.

날이 갈수록 개인화, 파편화 경향이 심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상호작용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따라서 군대식의 일방적 지시나 명령은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없다.

상호이해의 증진이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이는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 등이다.

상대방이 이해하기에 너무 복잡하거나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 그리고 두루뭉술하고 애매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또 말하는 사람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 또한 결격사유다. 여기에 심금을 울리는 감성적 요소가 더해지고 논리적, 감성적인 스토리가 있다면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안에 사람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하나의 목표에 전념해야 합니다."

러시아에 의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지구 궤도에 안착하는 광경을 충격적으로 지켜본 미국이 본격적인 우주개척경쟁을 시작하던 순간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이 미국민에게 던진 말이다. 일체의 관념적인 그리고 애매함을 덜어낸 단순하고 명쾌하면서도 목적지향적인 메시지다.

어떤 회사의 목적과 지향을 알 요량으로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대개는 애매하고 관념적인 문구가 나열된 경우가 많다.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됐지만 정작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명쾌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이는 회사의 기업문화가 외부의 평판만큼 훌륭하지 못하거나 조직이 목적지향적이지 못하거나 혹은 조직원끼리 중구난방으로 제각각 노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회사는 조직원 모두 조직의 목적과 비전을 공유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업무를 잘 알고 있다.

훌륭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차이다. 투자할 때 우리는 수량화할 수 없는 이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회사는 반드시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불통으로 무너진 바벨탑과 같은 운명을 조만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헌률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