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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부실 직격탄…롯데물산 어쩌나?

부지 지분율 75%, 사업비 대부분 충당…차입금 증가에 우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18 17: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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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이은 부실시공 논란에 이어 근로자 사망사건까지 발생한 제2롯데월드(이하 롯데월드몰)가 18일 박원순 시장의 "임시사용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언급으로 코너에 몰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한국의 에펠탑'을 실현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추진했던 숙원사업이 상당한 시련을 맞은 셈이다.

특히 제2롯데월드 부지에 대한 일부 소유권(15%)이 있는 롯데쇼핑(023530) 주가가 지난 1년 사이 30% 넘게 급락해 연중 최저점에 근접한 것과 별개로 일각에서 롯데월드몰의 사실상 '주인'으로 불리는 롯데물산에 대해 신용등급 과대평가설이 제기되자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격호·일본롯데,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은 'AA'로 우량기업에 속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비상장사인 롯데물산에 대해 롯데월드몰의 높은 사업 안정성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기업이라는 이유로 높은 등급을 매겨왔다. 그만큼 롯데월드몰 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롯데물산의 존립은 물론 그룹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먼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롯데는 국내 재벌가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동시에 단순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일본롯데홀딩스가 모든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간결하지만 올해 대규모 내부 지분거래를 통해 5300여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관계를 줄였음에도 여전히 417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대기업 그룹 중 가장 복잡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을 100% 지배하고 있고 롯데물산도 100%의 가까운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로 최정점에 올라서 있다.

그는 일본롯데 지분 100%와 롯데제과 6.83%, 롯데칠성 지분 1.3%를 개인적으로 보유 중이다. 일본롯데는 호텔롯데 지분 100%, 롯데물산 지분 68.8%를 갖고 있으며 롯데물산은 다시 롯데케미칼 지분 31.3%를 소유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몰의 시공사인 롯데건설 지분 35.2%를 가진 대주주다.

신 총괄회장을 이어 차기 오너로 주목받고 있는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국내 계열사가 아니라 일본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갈릴 수 있다.

키움증권 박중선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신동빈, 신동주 형제의 지분매입은 경영권 강화 차원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롯데그룹 전체 지배력은 일본롯데를 누가 물려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롯데월드 '공동운명체' 롯데물산 

결국 롯데그룹의 최정점이 여전히 신 총괄회장의 몫이고 롯데월드몰은 그의 평생 업적이라는 점에서 롯데물산의 중요성과 역할은 상당하다.

현재 롯데물산은 임대수익을 빼면 자체적인 수익기반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순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롯데케미칼 지분과 롯데월드몰 부지 등 '알짜' 자산 덕분이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이 유가급락 여파에 실적부진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롯데월드몰 프로젝트까지 표류할 경우 롯데물산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고 이는 다른 주력 계열사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와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몰의 총 사업비(부지비용 제외)는 3조원 규모로 롯데물산은 이 중 2조2000억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회사는 대부분의 투자금을 차입조달로 충당한 탓에 올해 3월말 기준 순차입금이 6600억원에 달하며 오는 2016년 완공까지 추가 투입될 자금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즉 수익이 나기도 전에 들어가야 할 비용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물산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아쿠아리움과 쇼핑몰, 오피스 시설물에 대한 입장료와 임대료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으로 투자금 회수 시기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