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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회장님과 광어회 600인분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2.18 1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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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사흘 일정으로 이라크를 찾은 김 회장은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 및 제3국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직원들이 가장 먹고 싶어 했던 광어회를 공급했다는 내용을 짧게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알고 보니 김 회장이 공수해 간 광어회가 자그마치 600인분이었다고 합니다.

회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를 즐깁니다. "없어서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이라크 비스마야는 그야말로 회가 '없어서 못 먹는 곳'인데요. 사막 한 가운데서 회를 먹는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김 회장이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입니다.

김 회장은 한화-삼성 빅딜 직후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가장 먼저 이라크를 찾았습니다. 그만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는 김 회장에게 의미 있는 사업장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김 회장은 한화건설, 협력업체 임직원, 외국인 노동자 대표를 초대해 저녁 만찬을 즐겼는데요. 한국에서 전용기편으로 공수해온 600인분의 광어회는 직원들의 환호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한화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라크 방문에 앞서 광어회 600인분을 주문하고, 냉동상태로 포장한 뒤 전용기에 실었습니다. 전용기 적재물량에 제한이 있어 광어회를 챙기는 통에 동행하려던 직원을 줄였다는 얘기까지 들렸는데요. 600인분이면 엄청난 양인데 그 많은 광어 물량을 구하기 쉬웠을 리 만무합니다.

그만큼 현장 직원들이 가장 먹고 싶어 한 광어회를 꼭 공수해 가고 싶었던 거겠죠. 현장 직원들과 광어회를 즐기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김 회장은 만찬 이후, 600여명이 넘는 직원들과의 사진촬영에도 일일이 임했다고 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다시 시작할 힘과 용기가 생기기 마련인데요. 가족들과 떨어져 장기간 타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김 회장의 격려 한마디와 광어회 한 점은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장시간 비행과 급작스런 기후환경의 변화가 건강회복에 좋지 않다는 주치의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찾은 김 회장의 결정에 진심이 느껴집니다. 재계에서 의리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한 김 회장의 다음 행선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