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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김기범·황성호·황영기 유력후보 3인 '혹독한 검증' 불가피

정부 입김 배제에도 낙하산 논란·과거 책임론 불거져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18 11: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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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선거가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 구성이 16일 마무리되며 본궤도에 진입했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인물은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최방길 전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등 5명이다. 현 박종수 회장이 지난 10월 불출마 선언과 함께 "업계출신 후배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반영한 듯 모두 2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금융투자 전문가들이다.

◆정부 입김 적은 민간출신? "후추위 선택 주목"

후추위는 면접과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2~3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거는 금투협 정회원사의 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예비후보들은 하루 7~10여개의 회원사를 방문하며 강행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다수 중소형사의 표심이 선거 판세에 극적으로 작용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선거에서도 박종수 회장과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결선투표까지 이어지는 접전을 치른 바 있다. 올해는 정부 입김이 상대적으로 적은 민간 출신 후보자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선거전이 더 치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김기범·황성호·황영기 후보 3파전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 사람 모두 해외투자에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 경영인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췄고 재직 시절 업무실적 등을 비교해도 막상막하기 때문이다.

다만 김기범 전 사장의 경우 산은지주와의 마찰설과 이에 따른 중도퇴진 논란이 식지 않았고 황성호 전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재직 당시 노조와의 갈등과 몇 가지 구설수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황영기 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시절 불거졌던 낙하산 논란과 서브프라임모기지 투자실패 책임론 및 삼성비자금 연루설 등이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후추위 후보 선정 과정에서 험난한 검증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주 마찰설·낙하산·투자실패 논란…험난한 검증 예상

김 전 사장에 대한 KDB대우증권 내 평가는 상당히 후한 편이다. 특히 전임 임기영 사장시절 격화됐던 노조와의 갈등을 상당부분 불식시켰고 인위적인 구조조정 압박에도 노사 화합을 우선시하던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긍정적 평판이 많았다. 또 대표적인 IB(투자은행) 1세대이며 해외경험이 풍부한 투자전문가로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해외사업에도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만큼 올해 7월 그가 돌연 사퇴하자 뒷말이 쏟아졌다. 표면적인 사퇴배경으로 실적부진이 꼽혔지만 대우증권이 올해 1분기 613억원의 영업이익과 460억원의 분기순익을 내며 업계 최상위권을 재탈환했고 김 전 사장의 위기돌파력이 주목 받았다. 결국 실적은 표면적 이유일 뿐 산은과의 갈등설에 무게가 실렸었다.

황성호 전 사장의 경우 MB정권 시절 낙하산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이 부담이다. 황 전 사장이 2009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 경북 경주,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사 논란이 적지 않았다. 또 아들을 FICC부서 인턴으로 채용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MB정권 시절부터 금융권 실세로 불렸고 은행업과 투자업계 경험을 두루 갖춘 재원으로 꼽힌다. 다만 직설적인 화법과 공격적인 업무스타일로 내부에 적이 많다는 평가가 있고 과거 굵직한 금융권 사태에 연루됐던 만큼 이미지 쇄신이 절실하다.

그가 2008년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직후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과의 우리은행 시절 악연이 회자됐고 참여연대는 황 전 회장의 도덕성과 신뢰성, 경영능력을 문제 삼아 매섭게 비판했었다.

특히 삼성비자금 사태와 관련 황 전 회장이 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우리은행은 전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차명계좌를 개설해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았으며 앞서 1999년 12월에는 삼성생명 전무이사로 재직하며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금감원의 문책 경고를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관련 파생상품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8000억원 넘는 손실을 입었고 황 전 회장이 문제의 투자를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에 시달렸었다.

한편 금투협은 지난 1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협회 측 공익이사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후추위 구성을 마무리했으며 회장 선임 절차를 확정한 뒤 관련 공고를 낼 계획이다. 면접을 거친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내달 말경 회원사 전체 투표가 치러지며 새 협회장 임기는 내년 2월초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