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스코에 입사한 이래 34년간이나 수첩에 일기를 써온 정년퇴직자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포스코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 생산관제과에 몸담고 있는 최영식씨(58).
정년퇴직을 앞둔 최씨는 1980년 25살 나이에 당시 포철에 입사하고 광양제철이 생긴 7년 뒤 광양으로 이사와 현재까지 만 34년간 총 30권에 달하는 일기를 써왔다.
그는 포스코 회사수첩에 광양제철소의 시작과 성장, 개인사 등을 모조리 기록해 왔다. 수첩에 의하면 당시 '광양만'은 학교와 사원주택이 먼저 지어졌고 이후에 공장이 들어섰다.
최씨는 수첩에 "바다에 공장을 세워 제대로 돌아갈까 의구심이 들었다"면서도 "모래바람을 뚫고 출퇴근하고 술을 한잔하려 해도 태인도까지 배를 타야했는데 수천 개 모래기둥을 박아 매립하는 것을 보니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1992년 10월 광양4기 공장 종합준공식 날에는 "총 조강생산량 1140만톤이 됐고 포스코는 총 2100만톤 조강생산체제를 갖췄다"며 "포항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광양만에서 세계를 향한 대역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현장을 지켜보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회사에 무한 긍지를 느끼는 하루"라고 썼다.
이 외에도 1987년 6월 항쟁, 1995년 포스코 민영화,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 등 회사와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은 물론 가정사와 개인사 등도 당시에 느낀 감정과 진솔한 의견을 담백하게 적어나갔다.
입사 당시 고졸이었던 최씨는 2008년 3월 한 지방대학 야간에 입학해 주경야독 만학도로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올 8월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오는 19일 2014년 4분기 정년퇴직 행사를 앞둔 최씨는 "일평생 한 직장에서 한 가정을 일구고 일하게 해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하고, "후배들이 포스코를 영속된 기업으로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