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간 KB금융을 둘러싸고 발생한 불미스런 일들을 통해 KB금융 전임직원은 통렬한 반성과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철저한 내부통제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다시는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이 같은 다짐이 그룹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곳곳에 묻어났다. 그룹은 이를 골자로 한 전사적인 방향을 17일 제시했다.
그룹은 지난해부터 안팎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미흡에 있다고 판단, 윤 회장 취임과 동시에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왔다.
그룹은 특히, 지난달 KB금융 출범 이후 유지된 지배구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 TFT'도 가동했다.
팀은 △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전면 개편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개선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전반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안 도출을 준비 중이다.
그룹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내년 1월까지 확정,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투트랙 전략 세분화, 프로세스 마련 집중
그룹에 따르면 부문별 주요 추진안인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은 각각 세부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된다.
내부통제 강화는 △지주사의 계열사 내부통제 총괄기능 강화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 △실질적인 감사활동을 통한 위법부당행위 확산 방지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체계 강화 △임직원 윤리의식 강화가 뒤따른다.
그룹은 계열사별로 발생 가능한 금융 사고를 그룹 차원에서 억제하기 위해 지주사 내 감사 및 내부통제 인력을 보강했다. 과거 그룹 최대 자회사인 은행은 내부감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했지만, 올해부터 자체 감사뿐 아니라 지주사 감사도 받고 있다.
또, 계열사 대표의 성과평가 항목 중 내부통제 지표를 신설, 계열사 내 경각심을 높이고 향후 계열사 내부통제시스템 전반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해 계열사별 내부통제 취약분야 발굴과 업무개선을 위한 감사도 이뤄진다. 은행 전반 내부통제 체제를 원점에서 재점검한 결과, 총 253건의 내부통제 취약요소가 개선됐다.
아울러, 그룹은 영업점 현금출납과 같은 고위험업무에 대해서는 명령휴가를 의무화해 운영, 발생 가능한 금융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국외점포에 대한 관리체계도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금융사고 관련 자료 일체를 수집 분석해 금융사고 발생의 근본적 원인을 도출해 다시는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하고, 위험이 높은 영업점이나 업무에 대한 감사도 세진다.
영업점 자체 점검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자점검사 지적내용과 지적 내용의 중요도를 자체점검자의 성과 평가에 반영, 자체점검 업무의 실효성 제고를 꾀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체계 강화도 눈길을 끈다. 개인정보관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개인정보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가이드라인 이행을 최우선으로 추진 중인 그룹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고객정보번호 사용을 활성화해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업무용 PC 본인인증을 위한 OTP 사용과 주요 업무시설 출입 시 스마트폰 촬영방지시스템 구축 등 IT보안도 지속적으로 강화된다.
무엇보다 그룹은 임직원 윤리의식에 무게를 두고, 윤리경영에 기반한 업무추진을 생활화하고 윤리강령을 바탕으로 임직원 인식변화와 법규준수에 대한 교육을 확대 운영한다. 최고경영진부터 조례사나 CEO레터 등 각종 소통수단을 통해 윤리경영 실천의지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룹 차원 지주사 영향력 확대 '눈길'
현직 CEO가 참여하는 '선양성 후승계'의 CEO 승계프로그램 마련과 △그룹사 임원 선∙해임 관련 이사회의 통제력 강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평가 프로세스 재구축 △효율성 제고 차원의 자회사 이사회 운영 개선으로 세분화된 지배구조 개선도 짚을 대목이다.
그룹은 승계프로그램 마련에도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현재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 구성에 주주대표 등을 포함시켜 주주대표성을 확보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포함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칭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해 등기이사의 선임을 지배구조위원회의 결의로 확정할 프로세스도 마련됐다.
다만, 비등기 주요 집행임원은 그룹 CEO가 선임하고 추후 지배구조위원회나 이사회에 보고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CEO의 집행임원 인사권은 그대로 존중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은 향후 은행경영, 법률, 회계 등 전문직능을 포함한 분야별 사외이사 후보 풀(Pool)을 짜고, 이 중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하게 했다. 사외이사 평가 시 내부직원 평가를 확대, 운영하고 외부평가를 정례화하는 등 보다 공정한 평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반영해 완전자회사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거나 3인의 사외이사를 두고 그룹을 지주사 중심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일원화 체계 구축 계획도 전했다.
이와 관련, 은행과 보험을 제외하고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고 지주사 사외이사가 계열사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필요 시 자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그룹차원에서 합리적으로 통합·조정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