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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성장 밑거름 'M&A 역사' Best 3 꼽아보니…

김승연 결단 돋보인 '한양화학·대한생명·큐셀-솔라원' 인수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2.17 15: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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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돌아왔다. 대형 인수합병(M&A) 강자로 유명한 김 회장은 이번에도 '한화-삼성 빅딜'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며 사실상 경영에 복귀해 건재함을 알렸다. 사실, 한화그룹을 성장시킨 데 M&A가 큰 밑거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한화그룹은 수십 건의 M&A를 성사시켰고, 인수 뒤 거의 잡음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업을 정상화시켰다. 이번 '한화-삼성 빅딜'을 계기로 김 회장이 진두지휘한 한화그룹의 성공적인 M&A Best 3를 꼽아봤다.

1981년 7월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가 갑자기 타계하자, 29세의 젊은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첫 M&A 대상으로 '한양화학'을 택했다. 당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이칼의 적자는 각각 80억원, 430억원으로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김 회장은 1982년 한양화학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세계적 불황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전망이 불투명했고, 일본의 석유화학만 해도 이미 사양길에 들어섰다는 비판적인 전망이 우세했지만 김 회장은 향후 석유화학 시장의 발전을 확신했다. 결국 김 회장의 판단에 따라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한 한화그룹(당시 한국화약)은 10대 그룹에 편입됐다.

1980년 7300억원 규모였던 한화그룹 매출은 1984년 2조1500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이후 이 회사(현 한화케미칼)는 한화그룹의 수익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지금까지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의 한국화학 인수는 김 회장 취임 후 첫 M&A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어 2002년 '대한생명 인수' 역시 한화그룹 M&A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 중 하나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역시 쉽지 않았다. 가격결정에 있어 세 차례의 인상이 있었지만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를 통한 그룹 미래비전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고 가격산정에 합의했다.

당시 김 회장은 대한생명 인수와 동시에 대한생명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보수 근무를 선언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보였고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2012년 대한생명은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해 현재 매출, 수입보험료, 총자산 등에서 보험업계 2위에 당당히 올라섰다.

특히, 김 회장은 고용안정화 및 무배당 정책 등을 통해 인수 당시 누적손실 2조3000억원을 6년 만에 완전히 해소했고, 연간 이익 약 5000억원을 창출했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전체 매출 비중의 50%를 담당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Best 3 마지막 M&A는 솔라원과 큐셀의 인수·합병이다. 한화그룹은 2010년 8월 세계 최대 웨이퍼, 셀, 모듈 제조사 중 한 곳인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50억원에 사들여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로 중국 치동에 본사를 둔 한화솔라원은 800MW 규모의 잉곳·웨이퍼 생산라인, 1.75GW 규모 셀 생산라인, 2.1GW의 모듈 생산라인을 갖췄으며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230MW의 모듈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이에 더해 한화그룹은 2012년 큐셀을 안았다. 큐셀은 유럽을 대표하는 태양광 제품 및 솔루션기업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700MW 규모 이상의 관련 사업 경험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큐셀 인수 후 한화그룹은 독일 탈하임에 본사를 둔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한화큐셀은 독일과 말레이시아에 총 1.53GW의 셀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공장에 내년 말 신설 예정인 800MW 규모의 모듈 생산능력을 포함해 총 930MW의 모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양사의 인수보다 최근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양사의 합병 소식이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은 지난 8일 합병 의사를 밝히며 이달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규모면에서의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밖에 한화그룹은 △정아그룹 △한화유통 △동양백화점 △대우전자 방산부문 △63시티 △제일화재해상보험 △해누리상호저축은행 △푸르덴셜투자증권 등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켰다.

이처럼 한화그룹의 성장사는 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많은 M&A를 진행하면서 이로 인한 잡음이 거의 없었다는 점과 인수 후 조직 간 문화 통합을 원만하게 이뤄낸 점, 부실기업을 모두 정상화한 점 등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준 예다.

한화-삼성 빅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빅딜을 통해 한화는 자산 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고 재계 서열도 한 단계 상승했다.

그간 비핵심 사업을 털어내고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활발한 사업 구조 변경을 추진해온 한화는 삼성의 화약·방산 계열사를 넘겨받아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석유화학 사업에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방산사업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한화-삼성 빅딜과 관련해 재계는 "한화가 방산부문을 집중 육성한다면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의 계열사 매각이 한화의 방산사업 시너지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와 삼성 각 사의 방산 매출에 중복되는 분야가 거의 없어 전문성 확보 측면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화학 부문의 경우 한화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화학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됐고, 삼성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사업군 중 하나인 석유화학사업을 구조조정하게 돼 삼성과 한화 모두에 긍정적인 딜"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