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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당해도 대처 안하는 내가 바로 호갱 '91.6%'

잘 속는 사람 심리…코드는 '신뢰'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2.17 09: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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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호갱(님)은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뜻하는 신조어로 호구와 고객의 합성어다. 이런 가운데 성인남녀 10명 중 9명은 호갱님이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대표 김화수)는 출판사 웅진서가와 함께 성인남녀 4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9%가 스스로 호갱님이라 느낀 적이 있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를 느낀 상황(복수응답)으로는 '휴대전화·인터넷 등 과도한 이용요금'을 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와 '나는 제값 주고 샀으나 아는 사람이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샀을 때'가 각각 63.7%, 63.5%를 기록했다. 

이어 △교재나 화장품 세트 상품을 강매당해서(20.1%)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 구입 후 돈 떼였을 때(11.9%) △취업 미끼로 사기당했을 때(7.5%) △다단계업체에서 물건 구입했을 때(5.9%) △보이스피싱으로 돈 잃었을 때(5.6%) 등의 답변이 있었다.
 
아울러 호갱님을 넘어 '사기당한 경험이 있는가?'를 묻자 56.2%가 '있다'는 답변을 했다. 사기당한 횟수는 47.7%의 '1회'가 최다였고, 사기를 친 상대는 '친구'라는 답변이 25.6%로 가장 많았다. 

이외 '학교 선후배'(13%), 직장 동료(9.9%) 등이 있었다. '잘 아는 사람인데 날 속이지는 않겠지'라는 심리가 사기에 걸리게 만든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 책에 따르면 사기를 치는 이들은 '아는 사람' 즉, 신뢰라는 심리코드를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한 20년 베테랑 검찰 수사관인 김영헌 저자는 "우리가 아는 사람에게 잘 당하는 이유는 지인이나 익숙한 상황을 맞이할 때 깊이 생각하거나 경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또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임에도 '알고 보면 잘 아는 사이'라고 착각을 일으켜 사기를 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기당한 후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기를 당했음에도 '자신을 탓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는 응답이 47.7%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처에 나선 경우는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얘기해 해결책을 구했다(21.8%) △사기를 친 사람을 찾아가 돈을 돌려받으려 했다(13.7%) △경찰에 신고했다(12.6%)는 등으로 응답했다.
 
이와 함께 '사기당한 금액을 돌려받았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는 답변이 59.5%에 달했다. '일부 금액을 돌려받았다'가 26%, '모두 돌려받았다'가 14.5%에 그쳤으며 자신의 돈을 전부 혹은 일부 돌려받지 못한 사람은 85.5%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