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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품격·친환경 모두 챙긴 'K7 하이브리드' 굿

주행 시 만족스러운 안정성…고속·오르막 가속력 아쉬워

노병우 기자 기자  2014.12.17 09: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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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친환경자동차 시대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바로 '하이브리드(HYBRID)'다. 전기나 수소연료전지도 있지만 현재 대중화를 이룬 것은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연비인데, 하이브리드는 디젤을 뛰어 넘는 연료 효율성과 현저하게 낮은 유해가스 배출량을 자랑한다.

과거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부진했던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지속적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강하면서 수입 브랜드에 맞서고 있다. 

그 중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인 K7을 바탕으로 개발된 'K7 하이브리드 700h(이하 700h)'는 출시 이후 꾸준히 월평균 3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시 당시 '기아차 친환경차 기술력의 완성'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던 700h. 700h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3박4일 동안 서울 도심 및 근교를 시승했다.

◆곳곳에 하이브리드 요소…고급 인테리어 눈길

전체적으로 700h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 K7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고유의 요소들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날카롭고 중후한 느낌을 유지한 전면부는 하이브리드 전용 패턴과 컬러 데코링을 적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한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미래지향적이며 고급스런 느낌의 LED 포그램프가 돋보인다. 여기에 헤드램프 베젤부에는 에코 그린 컬러가 입혀졌다.

아울러 측면 및 후면부에는 한층 슬림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을 적용함으로써 디자인 차별화를 꾀했다. 더불어 후면에는 신규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을 부착해 한눈에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알 수 있도록 해 기존 모델과 명확한 구분을 뒀다.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실내는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화이트 스페셜 인테리어와 하이브리드 전용로고 자수를 적용한 최고급 나파 가죽시트 등을 통해 고급감과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계기판은 구획을 나누지 않아 시야가 시원스럽고, 운전대 버튼을 조작하면 계기판에서 △연비 △주행거리 △내비게이션 안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에 센터페시아의 버튼 배열은 쉽고 간결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 대형 7인치 컬러 TFT-LCD 패널을 통해 에너지 흐름도 및 운전 모드 등 하이브리드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갖췄다.

다만, 트렁크 공간을 배터리가 일부 차지하고 있어 가솔린 모델보다 작다. 사용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골프백이 실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들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트렁크 크기에 대해선 저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뛰어난 정숙성은 덤, 다만 주행성능 대비 아쉬운 실연비

700h에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 II 2.4 MPI 엔진과 35kW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 II 엔진은 일반적인 가솔린엔진보다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 연비를 높여주는 고효율 엔진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700h는 복합연비 16.0km/L의 경제성을 확보했다.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시동이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오직 계기판에 'READY'라는 글자만 출발 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주행하는 내내 700h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상당한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전기모터인 만큼 움직이는 저속에서 조용한 것은 당연하지만, 700h는 130km/h 이상의 고속에서도 꽤 괜찮은 정숙성을 유지했다.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도 옆 사람과의 대화에 지장을 주거나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다만, 저속에서 고속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즉각 반응하지 못하는 가속력은 단점으로 지적될 만하다. 여기에 경사가 크지 않은 오르막길에서는 들리는 엔진소리에 비해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듯한 부분도 아쉽다. 

700h의 서스펜션은 너무 딱딱하거나 물렁거리지 않아 과속방지턱이나 험한 도로 등을 지나갈 때의 충격 흡수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고속으로 코너링을 돌아나가도 쏠림현상이 없고, 접지력도 뛰어나 안정적인 느낌이다. 

아울러 주차 및 후진 때 차량 주변을 360도로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후측방 사각지대나 고속 접근하는 차량을 레이더로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도 시승하는 동안 쏠쏠하게 사용돼 만족스러웠다. 

다만 3박4일간의 험난한 시승을 마친 700h의 평균 연비는 13.2㎞/L로, 복합연비를 밑돌았다.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나쁘지만은 않지만, 700h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자 경쟁사인 토요타와 비교하면 다소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