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요부진에서 촉발된 유가하락이 산유국 간 힘겨루기로 변질되는 와중에 달러화 강세까지 맞물리자 글로벌 증시가 신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지수 역시 대외악재와 환율 불안 등으로 1900선까지 밀리면서 유가하락에 따른 금융시장의 향후 경제전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종에 직접 타격을 주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유가하락에 따른 우려가 확대되며 부진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3.3% 하락한 배럴당 55.91달러를 기록하며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이날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거래일 대비 0.95달러 내린 59.56달러에 거래되며 60달러선이 붕괴됐다. 보름여만에 15달러가 넘게 떨어진 것.
코스피지수도 이달 5일 1986.62를 기록한 후 줄곧 동반 약세를 보였다. 12일 간신히 반등에 성공해 1920선을 지켰으나 16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6.23포인트(0.85%) 떨어진 1904.13로 장을 마쳤다.
이와 관련해 KB투자증권은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주로 운송, 유틸리티에 주목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화학·정유업종 마진이 확대되면서 주가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를 비춰볼 때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두 업종의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저 유가는 미국의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대외정책에 있어 강력한 경제적 무기라는 점에서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어 "이에 따라 원자재에 의존하는 신흥국 중 재정이 취약한 나라는 무역수지 감소, 재정수입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 더해 홍석찬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제 유가하락은 원유 수입국들에게는 비용 감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나 반대로 원자재 수출 중심의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을 보탰다.
유가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소재, 산업재, 에너지의 비중이 과거 보다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결국 장기적으로는 제품가격 하락까지 이어져 매출채권 회수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0.41% 수준의 GNI(국민총소득) 증가가 나타나고 기업 측면에선 중간재비용 하락으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세계경제 부진 영향도 있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효과나 가계소비 증가효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악재, 후호재'를 강조했다. 유가하락으로 글로벌 설비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서 연구원은 이와 함께 "유가급락으로 소비활동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은 유가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이나 유가하락이 재료로 자리하는 순서는 악재가 호재 앞에 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