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의도에 산타 아닌 산타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황소산타'인데요. 며칠 전 대신증권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히는 황소상이 산타옷을 입으면서 인기몰이가 한창입니다.
15일 대신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박스권에 갇혀있는 주식시장에 '산타랠리'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황소상에 산타복을 입혔다고 합니다. 산타복 제작만 장작 10여일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합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이번 이벤트는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한 해 동안 뒤숭숭했던 여의도 증권가에 조금이나마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너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점이 흥미롭죠.
이 같은 상황에서 산타랠리를 기원하기 보다는 자사 내홍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대신증권은 올해만 희망퇴직으로 302명의 직원이 짐을 쌌고 자연감소 직원을 합하면 총 400여명이 회사를 떠났는데요. 이 가운데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가 도마에 오르면서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죠.
이 시스템은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에게 이뤄지는 8개월짜리 교육 프로그램인데, 총 3단계로 구성돼 마지막까지 남은 직원들은 상당수 불이익을 받는다고 알려졌습니다.
끝에 남은 직원들은 최종 심사를 거쳐 상담역으로 발령이 나거나 저 멀리 한직까지 밀려난다고 하네요. 이런 만큼 '직원 퇴출용 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또한 이 증권사는 현재 복수 노조 장려금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중입니다. 복수 노조 체제를 유지 중인 이 곳이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후발 소수노조와는 격려금 합의를 끝낸 반면 다수 노조인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과는 격려금은커녕 대화마저 교착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이지만 사측은 장려금이 실제로 지급이 될지 여부도 아직 확실히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갈등을 겪는 노조와 희망퇴직으로 짐을 싸야했던 전 직원들에게도 산타황소가 진정한 산타로 다가올지 궁금한데요. 300여명이 옷을 벗고 나간 상황에서 소 한 마리가 입은 산타복이 어떤 의미로 비칠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