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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년차 CEO 돌풍, 최고스타는 누구?

한화·KB·하나·SK證 실적에 특성화 더해 중소형사 체질개선 성공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15 15: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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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 1년차 최고경영자(CEO)들의 맹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취임한 신임 대표들을 앞세운 중소형 증권사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물론 특징적인 경영 노하우로 화제성에서도 앞서가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다. 지난달 공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 177억9000만원을 거둬 전년 누적 손실액 622억9700만원 대비 800억원 넘는 수익을 냈다.

특히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고 외환거래이익도 2배가량 증가해 수익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화제성' 한화 주진형 '다이어트 전문가' SK 김신

실적뿐 아니라 주 사장의 독보적인 '마이웨이'는 업계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일 투자의견 등급체계 개선을 통해 '매도(sell)' '보유(hold)' 의견 종목에도 목표주가를 제시하기로 했다.

또 적극적인 '매도' 리포트 발간과 고위험종목 리스틀 발표, 레버리지펀드 판매 중단 선언 등 친고객 정서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효과적인 긴축정책과 조직개편으로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올린 케이스다.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 사장은 올해 3월 취임한 이후 판관비를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기타 영업비용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여 1년 만에 영업이익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이뤘다.

SK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9억32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누적 기준 580억3000만원에 달했던 손실을 완전히 만회했다.

이달 초 첫 조직개편에 나선 김 사장은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증권은 자산관리(WM)사업 부문 내 지역 본부제를 도입하고 WM사업 육성지원을 위한 별도의 추진본부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또 IB사업부문을 기업금융과 구조화본부체제로 이원화하고 법인사업본부는 법인영업과 채권본부를 나눠 경쟁구도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내홍타파' KB 정회동 '인센티브' 하나 장승철

작년 7월 취임해 1년차 경영 기록을 꽉 채운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은 'IB 신(新)명가'로 회사 이미지를 완전히 쇄신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흥국증권을 거친 그는 KB금융지주가 내홍에 휩싸인 와중에도 3분기 별도기준 누적영업이익 283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00% 넘는 이익증가율을 시현했다.

무엇보다 주식자본시장(ECB) 부서 투자에 주력해 GS건설과 동국제강을 비롯, 굵직한 기업들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20위권이었던 ECM 업계 내 순위를 불과 1년 만에 3위권까지 끌어올리는 등 성공적인 수익 다변화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외부 활동을 극히 자제하는 와중에도 리서치센터장 출신의 IB전문가로 입지를 다진 경우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과 IB본부장, 부산은행 자금시장본부장(부행장)을 거친 그는 올 1월 취임한 이후 해외투자를 비롯한 대체투자 영역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이 증권사는 지난달 새마을금고, 동양생명 등과 함께 미국 휴스턴 소재 오피스빌딩에 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KTB투자증권 '소로스의 남자'도 안 통해

하나대투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381억2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3억5800만원과 비교해 5배 넘게 급증했다.

폭발적 실적개선에 힘입어 장 사장은 올해 3분기까지 장기인센티브로 성과연동주식보상 9802주를 포함해 6억3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전언이 나온다.

상당수 1년차 CEO들이 종횡무진의 활약을 보인 반면 실패한 도전도 있었다. KTB투자증권은 작년 9월 이른바 '소로스의 남자' 강찬수 사장을 영입하며 주목 받았지만 지난 9월 강 사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돌연 사퇴해 눈총을 샀다.

하버드와 와튼스쿨에서 수학한 강 사장은 조지 소로스를 거쳐 서울증권 대표를 역임한 헤지펀드 전문가였다. KTB투자증권은 강 사장에게 작년에만 13억원이 넘는 고액연봉을 챙겨줬고 올해 상반기에도 9억35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해 주목받았다.

문제는 강 사장이 높은 인지도에도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개선에 불과했고 오히려 지분법손익부문에서 100억원대 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강 사장은 실적부담을 이유로 중도하차했고 차기 CEO 선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