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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체육인의 밤, 여야 의원 신경전 '잔칫집 잿밥'

나광운 기자 기자  2014.12.13 21: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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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신안군의 체육인들을 위한 송년의 밤 행사에 내빈으로 초청된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무안·신안)과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목포·비례)이 생뚱맞게 신안군 내년 예산 확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 참석한 체육인들의 비난을 사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이날 신경전은 12일 신안군 체육회가 주최해 500여명의 체육인이 참석한 '2014년 신안군 체육인 송년의 밤'에 내빈 자격으로 초청된 이 의원과 주 의원이 축사에서 각각 자신들이 신안군의 SOC 사업 등 내년도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시작됐다.

신안군은 내년도 예산을 창군 이후 최고액인 4076억원 확보하면서 예산확보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년 뒤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고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선거구가 겹칠 가능성이 높은 두 사람이 각자의 공을 내세우기 위해 무리한 언행으로 남의 잔칫집에 잿밥을 뿌렸다는 비난을 받는 것.

먼저 축사를 한 이 의원은 "그간 정치적이나 지역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신안군이 고길호 군수의 열정적 예산확보 노력으로 내년도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내 사무실에 와서 밤·낮 없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더불어 "신안 흑산항 신축과 연도교 공사 등 새로운 사업이 계획도로 잘 진행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길호 군수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여 주영순 의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에 이어 축사를 시작한 주영순 의원은 작심한 듯 "어느 행사장을 갔더니 '김대중 대통령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지금도 있다는 게 한심스럽다"며 "정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계속해서 "내 고향이 장산이다. 예전에 1시간이면 충분했던 뱃길이 지금은 두 시간이 걸린다. 내가 바로 관계자를 불러 조치해서 내년 초부터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을 보탰다.

여기에 또 "안좌 김환길 미술관과 흑산항의 신축도 수년간 숙원사업을 추진 못하고 있었으나, 내가 관계자를 불러 바로 조치해 추진되게 됐다. 이것이 힘 있는 새누리당 예결위 소속인 내가 해낸 일"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렇게 서로의 자랑으로 끝날 것 같던 사항은 중제에 나선 고길호 군수의 사실 확인으로 복잡하게 됐다.

고 군수는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군 의원들 모두가 노력한 결과며, 지역구에서 서로 내가 해냈다고 말하면 지역민들이 혼동을 겪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보태 "모두가 군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이때에 구태적 정치방식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발언을 해 지역민을 혼동시키고 분열시키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일침을 가해 행사장이 혼란으로 변해버렸다.

행사가 끝난 후 주 의원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고, 이 의원은 일체의 질문에 노코멘트로 응했다. 

이에 대해 이 행사에 참석한 한 체육인은 "체육인의 행사에서 자신들의 업적 아닌 업적으로 행사분위기를 해치는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