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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PNC의 'PB 브랜드는 거꾸로 간다'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2.12 18: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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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Private Brand(자체브랜드)라는 개념을 문화 콘텐츠에 접목한 회사가 등장해 화제다.

PB 혹은 PB상품은 원래 경영학에서 논의되는 것이지만, 실물경제에서는 특히 유통업에서 많이 회자되는 개념이다.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저렴하게 받아 유통업체가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파는 브랜드 내지 그 상품으로 통용된다.

해당 점포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조업체 브랜드(National Brand)와 대비된다. 그러나, 예를 들어 유통업체 중에도 전국적 영향력을 갖춘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거대 업체도 이들 PB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현재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PB는 자가상표나 유통업자 브랜드라고도 불린다.

가격경쟁력을 가진 PB상품은 유통업이 제조업을 지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한편, PB상품의 특징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한다. 일반 상품과 달리 가격결정권을 유통업체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으로의 한류 문화 콘텐츠 수출의 플랫폼 기업을 자임하고 나선 아폴로플래닛앤콘텐츠(이하 아폴로PNC)는 이 같은 'PB=저가 매력'이라는 공식에 맞서는 중이다.

현재까지 중국에 수출된 여러 콘텐츠들이 다수 있고, 또 한류를 형성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제값을 받지 못해 온 것 또한 한계로 남았다. 그런 맥락에서 아폴로PNC는 다량으로 고품질의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섭외해 '더케이'라는 자체 브랜드화해서 대중국 수출과 스트리밍 등 다양한 공급 방식 추진을 하겠다고 나섰다.

오히려 박리다매나 출혈경쟁 없이 제값으로 올려받기 위해 콘텐츠 생산자들(한국 업체)을 대변해 중간 유통업자가 나선다는 점에서 이전 PB 개념 상식에는 역행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PB가 유통이 생산에 우위를 점하는 키워드라는 지금까지의 상식 역시 아폴로PNC는 깨겠다는 방침이다.

상생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회사 크기에 상관없이 '더케이'라는 아폴로PNC가 마련한 한국문화 수출 채널의 브랜드 우산을 쓰게 됨으로써 원탁에 둘러앉는 것 같은 공평함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아폴로PNC에게 마치 특정 상품을 쉽게 찍어내는 것처럼 하청생산토록 주문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란 10인10색이기 때문에 각 기업들을 모두 소중히 다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모두 나름대로 소중한 파트너들로서 생산자들을 대할 것이라는 각오는 아폴로PNC가 12일 협력관계 설명회에 초청한 중국과 한국 여러 기업들의 자리배치를 어떻게 했는지만 봐도 이심전심 전해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화룡점정은 이번에 중국에서 몸소 아폴로PNC의 사업 추진 상황 등을 교류하기 위해 찾은 중국 측 관계자들 중 중소기업 대표기구 사람도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중소기업연합회의 마쥔 부회장이 바로 그다. 아폴로PNC의 이 같은 노력 방향이 한국의 작은 크기 콘텐츠 회사들을 북돋우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중국 내 중소 관련업체들의 시너지 효과마저 낼 수 있다는 장기적 판단에서 고위 관계자가 직접 방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폴로PNC의 한류 콘텐츠의 대중국 수출 플랫폼 사업과 PB인 '더케이'의 사업 추진이 성공할지 주목되는 이유는 이렇게 '그 회사의 PB 아이디어는 거꾸로 간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