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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임금다운 임금은 매미처럼…

최지혜 학생기자 기자  2014.12.12 09: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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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조선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사극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조선의 왕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임금'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지요. 
 
아마도 붉은 용포를 입고 머리에는 검은색 무언가를 쓰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습니다. '곤룡포'와 함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것, 바로 '익선관'입니다. 그런데 이 익선관에는 어떤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조선왕조는 유교적 왕도정치를 표방했죠. 이에 바탕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예'였습니다. 그래서 선조들은 의복을 정갈하게 하고 격식에 맞게 차려 입는 것이 예의 시작이라 생각해 의·식·주 가운데서도 의생활을 특히 중시하고 예를 숭상했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하지요. 
 
그랬던 '예의 나라' 조선에서 왕의 의복은 어땠을까요. 엄격하게 때와 장소를 구별하고 군주로서의 위엄과 상징적인 의미까지도 함께 담았던 것이 바로 왕의 의복이었습니다. 
 
익선관은 왕이 일상적으로 정사를 돌볼 때 붉은 곤룡포와 함께 착용했던 머리에 쓰는 관(冠)입니다. 익선관 뒷부분에는 비밀을 품은 두 개의 뿔이 달려있는데요, 끝이 둥근 이 뿔의 모양을 잘 살피면 숨은 의미를 쉽게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익선관 뒤에 달린 두 뿔은 다름 아닌 매미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뿔의 모양이 매미의 날개와 닮았는데요, 그런데, 독수리나 잠자리가 아니라 왜 하필 매미의 날개여야 했을까요? 그 이유는 매미가 지닌 '오덕'을 임금에게 깨쳐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매미의 형상을 통해 가르치는 '오덕'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첫째, 매미 머리 모양이 수평으로 반듯하고 또 두 날개가 늘어진 모양이 '문(文)' 자를 닮았으니, 이처럼 임금은 끊임없이 배우고 덕을 닦아야 한다.  
 
둘째, 매미는 이슬을 먹고 살기에 맑음의 정신을 갖고 있으니, 임금은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셋째, 매미는 농부가 여름내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해치치 않는 '염치가 있는 동물'이니, 임금은 백성들로부터 무리한 조세를 걷지 않고 백성을 평안케 해야 한다.
 
넷째, 매미는 집과 가정이 없으니 재물을 축적할 일이 없다. 임금도 이처럼 검소해야 한다. 
 
다섯째, 매미는 늦가을이 되면 때를 맞춰 죽는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확실하니 지저분하지 않다. 임금도 이러해야 한다. 

임금으로 하여금 매일 아침 오덕을 새기며 아침을 맞이하라고 익선관의 모양에 매미를 담은 것이죠.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조차 흐트러짐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최지혜 학생기자 /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