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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해부] 대상홀딩스 ②지분구조…두둑한 현금 안고 성장동력짜기 골머리?

임세령·임상민 자매의 늘어나는 지분 '3세 경영' 초읽기?

전지현 기자 기자  2014.12.11 17: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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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는다.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대상홀딩스 2탄으로 지분구도와 후계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1956년 1월 설립 이후 올해 창립 58주년을 맞은 대상그룹은 올해 주식으로 꽤 짭짤한 재미를 봤다. 대상홀딩스(084690) 주가는 지난 2011년 11월30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당 3780원이었으나 11일 종가 1만7500원으로 3년 새 4배 이상 뛰었다.

지난 10월 초에는 2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사상최고가로 치솟기도 했다. 최근 들어 주가는 소폭 하락세지만 올 한해 수익률만 150%에 이른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인 대상의 실적이 견고해 지주사격인 대상홀딩스의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계열사 총 41곳…'맘모스기업' 대상홀딩스

투자사업부문 역할을 하는 대상홀딩스 주 매출은 모든 계열사에서 들어오는 로열티로 이뤄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보면 올 3분기에 전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로열티 수입은 18억9967만2552원, 이를 통한 배당금 수익은 16억21387만2298원이다.

대표 계열사인 대상의 역할이 가장 컸다. 지난 3년간 대상은 2012년 2조4518억165만454원, 2013년 2조5423억338만1170원, 2014년 6월까지 1조9497억6133만원(2014.6)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역시 882억5634만4722원, 1057억6097만4927원, 714억4571만3496원으로 상승추이를 지키고 있다.

다만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은 지난 3년간 부채, 유동, 당좌비율 등에서 '불건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언뜻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자보상비율과 차입금의존도, 현금흐름보상비율을 산출하면 '우수'한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현금보유액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현금을 확보했지만 신 성장동력을 이룰 마땅한 전략적 사업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투자할 업종도 그렇거니와 견고한 재무안정성은 대상홀딩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대상 관계자는 "그간 높은 영업이익 덕에 안정적 현금흐름을 갖게 됐다"며 "지난 1998년 IMF금융위기 당시 구조조정과 재무구조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경험에 경영자들이 보수적 투자성향을 갖게 됐고 이처럼 현금보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홀딩스는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6337억원이지만 최대 자회사 대상은 1조39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60위에 오를 정도로 규모가 있는 기업이다.

올 9월30일 기준 대상홀딩스는 △대상 △대상정보기술 △동서건설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상HS △아그로닉스 △초록마을 △상에프앤에프 △복음자리 등 국내계열사 25곳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16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상홀딩스의 최대 자회사 대상은 2005년 11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대상홀딩스주식회사가 됐다. 2006년 대상식품을 흡수합병했고 같은 해 '한남건설주식회사'를 세웠다.

이어 두산으로부터 종가집사업을 인수하면서 대상FNF를 설립, 2007년 신선사업부를 양도했고 2009년에는 복음자리와 신안천일염을 차례로 인수한 이후 2010년에는 대상베스트코(현 다물FS)를 꾸렸다. 2012년에는 정풍을, 작년에는 진영식품을 품에 들였다.

◆오너일가, 대상홀딩스 앞세워 전 계열사 지배…일감몰아주기 지적 여전

대상홀딩스의 지배구조를 짚어보면, 오너일가가 전 계열사를 막강하게 장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상홀딩스 최대주주는 임상민 식품사업 총괄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36.71%(1329만2630주)의 지분을 보유했다.

2대 주주는 20.41% 지분을 가진 임세령 전략기획관리본부 부본부장(상무), 3대 주주와 4대 주주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3.32%)과 박현주(3.87%) 상암커뮤니케이션 부회장으로 오너 일가에 고르게 나뉘었다. 최대 자회사인 대상은 1대 주주가 보통주 1369만7457주(38.03%)를 가진 대상홀딩스로, 임상민, 임세령 상무가 사실상 대상의 최대주주인 셈이다.

직접적인 지분 소유 현황을 보면 임상민 상무는 대상홀딩스를 비롯해 계열사 △대상베스트코 10% △초록마을 12.7% △아그로닉스 27.5% 등을, 임세령 상무는 △대상 0.44%△대상베스트코 10% △초록마을 30.2% △ 아그로닉스 12.5%를 쥐고 있다. 다만 대상홀딩스를 축으로 여타 계열사 지분 100%를 확보해 오너일가가 사실상 그룹 전체를 품은 지배구조로 볼 수 있다.

11일 임세령 상무는 처음으로 대상 주식 15만9000주(0.46%)를 매입, 대상의 주주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 상무는 근로 및 금융소득 49억9600만원을 들여 지난 3일부터 5번의 거래를 통해 대상 주식을 매입했다.

최근 장녀 임세령 상무와 차녀 임상민 상무의 계열사 지분증가 행보를 두고, 재계일각에서는 지분 이양을 통한 경영승계 초읽기를 조심스레 점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임상민 상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60만주를 팔아치웠다. 임 상무는 이를 현금화한 금액 128억원으로 이달 2일 초록마을 지분 26만7880주(9.1%)를 사들였다.

앞서 임 상무는 지난 2001년 부친 임창욱 명예회장으로부터 대상 주식 500만주를 증여받아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인적분할되면서 대상홀딩스 지분을 대거 늘렸고 2006년에는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을 대상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분을 더 확충했다. 2009년에는 부모로부터 대상홀딩스 주식 250만주를 장외매수하기도 했다.

임세령 상무 역시 2001년 임창욱 명예회장으로부터 대상 주식 300만주를 증여받았고 올해 초에는 초록마을 지분 매입으로 단숨에 22.69%까지 불렸다. 여기에 지난 2일에는 초록마을 주식 21만9780주(7.5%)를 사들여 30.2%까지 늘어났다. 친환경·유기농 전문매장 초록마을은 대상홀딩스가 지배한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작년에만 1383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대상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논쟁은 수차례 지속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상홀딩스가 대상그룹의 지주사로 사실상 대상을 비롯한 전 계열사를 지배한데다 이들 기업들의 매출 대부분이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구조인 까닭이다.

동서건설의 임대수익을 제외한 2012년과 2013년 매출은 각각 514억573만6824원, 47만2473만25512원. 이 중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은 각각 45억7385만4000원과 51억2556만5000원으로 매출의 30% 정도다. 대상홀딩스는 동서건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지난 2년간 매출(173억5783만5841원, 304억161만3475) 중 대상홀딩스, 대상, 대상정보기술 등을 통한 매출은 각각 50억7223만6000원과 142억9026만7000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약 30~50%에 이른다. 아그로닉스는 지난 2012년 658억원 중 438억원, 지난해 626억원 중 253억원가량의 매출을 대상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