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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여대생 20% "재학 중 학내서 성희롱 경험"

피해자 66% '불쾌하지만 참았다'…보호관리 장치 마련 시급

추민선 기자 기자  2014.12.11 10: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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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학교 4학년 여대생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재학기간 중 학내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당수는 학업에 집중할 수 없거나, 자살충동까지 느꼈으며 대인기피 증상을 겪는 등의 2차 피해까지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성희롱 피해 학생 66%는 '불쾌하지만 참았다'거나 '어찌할 바를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호관리 장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온라인·모바일 설문 솔루션 업 서베이몽키와 모바일 광고플랫폼 애드투페이퍼가 전국의 대학생 2505명에게 실시한 모바일 설문에서 드러났다.

11일 발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20%는 학내에서 성희롱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다만 남학생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는 15%만 그렇다고 대답해 여학생 21%와 6%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학년별로 실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1학년 여학생 9.7% △2학년 10.1% △3학년 17.1% △4학년 19.8%라고 대답해 학년에 상관없이 성희롱 환경에 노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응답으로 진행한 가해자와 성희롱 발생장소에 대한 질문에서는 선배와 술집·음식점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 및 장소로 꼽혔다. 가해자는 △선배(68.7%) △동기(36.3%) △교수(17%) △후배(4.4%), 성희롱 발생장소는 △술집·음식점(52.7%) △도서관·강의실(29.5%) △MT장소(24.5%) 순이었다.

피해학생들은 가장 흔한 성희롱 유형(복수응답)으로 불쾌감을 주는 음담패설이나 성차별적 비하 발언을 반복하는 것(60.5%), 신체나 외모에 대해 성적인 비유나 평가(45.2%), 신체 특정 부위를 유심히 보거나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것(23.2%)을 꼽았다.

성희롱 피해학생은 2차 피해(복수응답)에도 노출돼 있었다. 피해유형은 △사람들에 대한 불신 등으로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게 됐다(39.1%)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37.1%) △하소연할 곳이 없어 너무나 막막했다(29.9%) △이 일이 남에게 알려질까 겁이 난다(25%) 등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은 이런 2차 피해에도 그냥 참거나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학교상담소, 인권센터 등을 찾았다는 응답은 4.5%에 그친 것으로 이는 2002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의 '대학 내 성희롱 실태' 설문조사 당시 0.6%에 비하면 크게 늘었지만, 전체 건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다는 학생비율도 9.1%에서 21.7%로 늘었지만, 교육 후 성희롱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었다는 남학생의 응답은 2002년 93%(교직원 포함)에서 14%로 급감해 교육의 실효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한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2505명 중 남학생은 128명, 여학생은 1708명이었고 나머지는 성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전공별로는 △교육계열 131명 △상경계열 221명 △인문계열 375명 △사회계열 311명 △이과계열 377명 △공과계열 261명 △예능계열 78명 △체육계열 16명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