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F아울렛(구 LG)이 전남 광양에 부지를 매입하고 복합아울렛쇼핑몰 출점절차를 서두르는 가운데 이미 쇼핑몰이 들어선 타 지역 상점들의 경우 반경 4.2km 이내 모든 자영업 매장의 월매출이 평균 46.5%나 감소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 조사는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박사가 발표한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 제목의 조사자료에서 제기됐다. 파주나 고양아울렛 등의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것이며 대형쇼핑몰 출점 이후 지역상권의 점포당 월평균 수입이 1348만원(46.5%)이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3년 전 경기도 파주 일대에 들어선 의류전문 복합쇼핑몰 주변 반경 4.2km에 소재한 314개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상점가 34.4%를 비롯해 전통시장과 집합상가까지 모두 입지유형에 포함시켜 이뤄졌다.
이번 발표는 9일 오후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가 준비한 제45차 순천포럼에서 마련한 'LG아울렛 광양 덕례리 입점에 따른 순천 지역경제의 영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노 박사는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출점 당해년도에 월매출액이 61.7% 감소하고, 1년 뒤 54.9%, 2년 뒤 49.7%, 3년 뒤 47.6%까지 줄어 소상공인 1개 사업체당 연평균 1억6000만원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점포종목별로는 의복과 신발, 가죽제품이 가장 피해가 컸으며, 문화·오락용품점이 비교적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도심보다는 도심외곽지역의 감소폭이 더 컸다. 파주나 고양아울렛 인근의 경우 서울도심 지역 점포의 출점전후 매출이 36.5% 줄어든 반면 도심외곽(파주·고양) 점포는 출점전후 월매출이 평균 49.2%나 줄어들었다.
대형쇼핑몰 거리와 매출감소의 상관관계를 보면 반경 5~10km 이내의 점포매출액이 51.6%나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도 출점 전 492만원에서 251만원까지 반토막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아울렛을 대형마트에 준하는 대규모점포 관련 규제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제제수단 근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노 박사는 "대형아울렛 안에는 쇼핑과 놀이, 문화시설이 완비돼 모든 소비가 안에서 이뤄져 쇼핑객들이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제언했다.
이어 "아울렛이 들어선 파주나 이천 등지를 조사해보면 전 업종에 영향을 미치고 또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순천시 연향동 '패션거리' 상인을 위시해 개최한 행사로 이날 상인 300여명은 가게 셔터문까지 내린채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대형아울렛 출점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LF아울렛이 행정구역상 광양읍 덕례리에 들어서지만, 순천 연향동 '패션거리'와는 불과 3km 내외의 지근거리에 있어 순천지역 상권의 내방객 감소가 예상된다.
임중모 순천연향동상인회장(61)은 "아울렛 예정부지가 행정구역상 광양이지만 순천과 경계지역에 위치해 지역상권 초토화가 뻔한 상황인데 '나 몰라라'할 수 있겠느냐"며 "이낙연 전남지사도 광양아울렛 건립 시 순천상권까지 포함해 상권영향평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순천지역 상인회는 광양과 여수지역 상인회,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대형아울렛 저지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오는 22일에는 대형아울렛이 들어선 파주와 이천 등지의 실태탐방도 준비하고 있다.
광양읍 덕례리에 들어설 아울렛은 부지면적 9만3088㎡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1569㎡ 규모로 의류점포 250여개와 영화관과 예식장 등의 복합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LF와 협약을 맺은 광양시 측은 인접 순천시 상인회의 반발에 대해 "광양에 쇼핑센터가 전무해 아울렛과 영화관 등을 갖춘 복합시설을 시 차원에서 투자유치한 것으로 순천시와는 협의할 의무가 없다"며 강행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광양 아울렛은 현재 부지매입이 80% 정도 완료된 상태며, 이런 추세라면 내년 1월 착공해 2016년 초 개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