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며칠 전 빈 봉지 보기도 힘들다는 허니버터칩을 드디어 맛보게 됐습니다. 편의점을 몇 번을 방문했지만 품귀현상으로 구입하지 못했던 이 과자가 어머니의 장바구니에서 담긴 걸 뜻하지 않게 발견했는데요.
신드롬을 몰고 온 허니버터칩의 엄청난 인기에 내심 기대하며 먹어봤습니다만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걸까요? 품귀현상에 대해 아이러니한 생각도 들기도 했죠. 사실 허니버터칩의 원조격인 감자칩은 대중의 인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탄생했습니다.
감자칩은 1853년 조지 크럼(George Crum)이라는 요리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요리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요리사로 뉴욕주의 고급 휴양지인 사라토가 스프링(Saratoga Spring) 지역에 위치한 문 레이크 로지 리조트(Moon Lake Lodge Resort) 호텔에서 근무했는데요.
어느 날 한 손님이 크럼에게 프렌치프라이가 너무 두껍다고 불평하자 그는 얇은 프렌치프라이로 다시 만들어 내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객은 계속해서 더욱 얇은 것을 주문했고 반복되는 상황에 크럼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되죠.
결국 크럼은 손님을 골탕먹이기로 작정하고 감자를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겼습니다. 포크로 찍어 먹을 수도 없게 만든 것이죠. 그러나 손님은 이 튀김을 연신 집어먹으며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반색에 크럼은 이 요리에 이름을 붙여 메뉴에 내걸었는데요, 지명을 딴 '사라토가칩(Saratoga Chips)'과 특징을 나타낸 '포테이토 크런치(Potato Crunches)'라고 불렀다네요.
이 일화를 시발점 삼아 1895년 클리브랜드에 포테이토칩을 대량으로 만드는 공장이 설립되고 1920년 오늘날의 포테이토칩 봉투의 원조인 왁스종이의 포테이토칩 봉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요리사의 소심한 복수였던 레시피가 '붐'으로 이어지며 대표적인 간식, 과자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허니버터칩은 공급이 수요를 크게 못 따라가 중고시장에서는 세 배 이상의 가격에 팔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전략적인 마케팅이라는 비난과 국민을 '호갱'으로 보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득하죠.
어찌 보면 골탕 먹이기 위해 얇게 튀겨냈던 크럼과 물량부족을 앞세운 마케팅에 성공한 해태의 끝은 엄청난 인기와 성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것 같은데요.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성경구절이 그냥 있는 말은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