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CES→퀀텀닷→OLED→디스플레이→?' 꼬리 문 신년 TV 키워드들

패널 수요 예측 설왕설래 맞물려 CES 영향까지 겹쳐 안개국면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2.10 13:38:3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삼성전자의 내년 초 퀀텀닷(양자점) TV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도 TV 영역은 물론 디스플레이 부문까지 연쇄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 '꼬리에 꼬리를 문' 키워드를 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 연쇄 영향력을 주고받을 시발점이 될 수 있는 퀀텀닷 문제의 무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소비자가전쇼(CES)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퀀텀닷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나왔으나, 10일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퀀텀닷 TV에 대해 일단 제동을 걸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함구는 CES 출시를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해외 후발주자 등이 여기 맞춰 CES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나오나, 삼성이 실제 퀀텀닷 이슈에 대해 열의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퀀텀닷 TV는 LCD 뒷면에 필름을 입혀 화질을 개선한 제품. OLED의 비싼 가격에 대항마로 띄우기 적합한 아이템으로 관심을 모았다. 현재 OLED의 경우 LG전자가 분투 중인데, 삼성이 퀀텀닷으로 공세를 취할 경우 당분간 OLED 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OLED 진영은 이미 수율 개선으로 일정 부분 가격 하락을 유도하긴 했으나 소비자들이 OLED가 아닌 퀀텀닷을 대세로 띄우는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은 늘 존재하는 까닭이다.

퀀텀닷은 예상수요 무서운 아이돌, 하지만?

10일 김 사장의 발언처럼 퀀텀닷이라는 카드를 꺼내드는 데 완급 조절이 이뤄진다면, 삼성에 이어 LG 등 여러 메이커가 LCD에 필름을 입히느라 부산한 경쟁 구도에 말리지 않을 수 있다.

이 수요가 어디로 갈지는 당장 단언하기 어렵지만,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년 퀀텀닷 TV의 시장규모를 195만대로 예상한 것을 비춰보면 TV시장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볼 수 있다. OLED TV는 이보다 적은 100만대 수준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계 등 이미 나와 있는 퀀텀닷 시장에 삼성이 신제품 효과로 불을 지피지 않는 것이 전체 TV시장 성장 가능성까지 나비효과를 미친다고 연결지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내년 TV시장이 조정 가능성에 직면하면 그 다음 파장은 어떤 형태로 미칠 지에 대해 10일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도 TV 생산량 조절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 가격 하락이라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시장조사기관은 기본적으로 내년 LCD 패널 수요는 8% 증가해 여전히 공급 증가율(6%)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TV 제조사들이 부담으로 인해 생산량을 조절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렇게 되면 수는 예상치에 못 미치는 반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공장 등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결국 급은 예상치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CD 업황에 대해 내년 비수기 우려가 예년 대비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수요 뒷받침론을 바탕에 깐 전망인 셈이다.

다만 이 보고서는 퀀텀닷 TV 영역에서의 프리미엄 시장 효과 또 우리 업체들의 이 영역 시장선점 등을 함께 전제로 삼고 있어 한국 TV업계가 퀀텀닷 진출에 소극적일 경우 다르게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디스플레이 TV 공급율 놓고 전망 차이

오히려 디스플레이 부문이 성장 여파로 내년 부품 공급 부족 현상에 직면할 가능성도 거론됐는데 이 같은 변수 역시 고려할 만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퀀텀닷이 한국 TV 제조사들의 주요 키워드에 꼽히지 않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는 부정적 영향만 받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 경우 OLED 대중화라는 현재의 주요 이슈가 여전히 유효할 것인 만큼 디스플레이업체로서는 이 대목으로 위험 분산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파주에 7000억원을 투자해 OLED TV용 패널 생산라인을 증설한 바 있다.

실제 TV 영역에서 여러 키워드들이 서로 주고받을 나비효과는 이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선후좌우로 얽힌 진행 경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TV시장에서의 전략 하나하나가 갖는 무게감과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내년도 가전시장이기에 어느 때보다 전략 세우기 전개 과정에 더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