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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겨울, 아토피·건선환자 '저온화상' 주의

김희은 우보한의원 목동점 원장 기자  2014.12.09 17: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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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져 가정과 직장에서 개인난방용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기장판, 온수매트, 전기난로, 핫팩 등을 꼽을 수 있다. 고유가 시대 난방비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민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난방용품의 사용으로 우려되는 문제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저온화상이다. 저온화상은 인체의 체온과 유사한 저온의 열에 피부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화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보통 화상은 고온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진 않다. 인체의 피부조직은 68도의 열에서는 1초, 48도에서는 5분만 노출돼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난방기구로 인한 사고사례는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전기장판 관련 상담 중에도 화재, 화상사고가 5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사고의 28.6%를 차지했다고 한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핫팩이나 손난로 역시 최고 온도가 60도를 넘는 제품도 있어 저온화상환자는 겨울철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저온화상은 화상을 입어도 이를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저온이다보니 통증이나 열감을 느끼기 어렵고 초기증상도 물집이나 홍반이 나타나는 정도다. 이후 피부변색, 가려움증, 피부조직 손상으로 인한 통증 등이 나타나면서 뒤늦게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저온화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또 저온화상은 고온화상보다 손상면적은 적은 대신 피부손상이 서서히 깊숙이 진행되기 때문에 피하층까지 조직파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심재성(3도) 화상을 입는 이들도 있다. 피부이식을 고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까지 갈 수 있다.

보통 화상응급처치는 환부에 찬물을 뿌려 피부괴사를 막는 것이다. 최초 손상발생 2시간 내에 시도해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저온화상은 자각이 어려워 이러한 응급처치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저온화상은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저온화상에 취약한 이들로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건피증 등 피부질환자들을 꼽을 수 있다. 통상 이들 환자들은 피부면역력은 약하고 건조해 피부기능 전반이 약한 상태에서 보습력까지 저하된 상태라 보통사람보다 저온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건선환자는 피부외피에 미세상처가 발생하면 그 부위로 병변이 확산되는 쾨브너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만성당뇨환자 역시 말초신경의 감각이 둔해 열감을 느끼기 어려워 저온화상 고위험군에 속한다. 젊은 사람들은 음주나 감기약 복용 후 깊은 잠을 자다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환자와 송년 술자리가 많은 요즘 같은 시기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이후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열 접촉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의 경우 밑에 얇은 요를 하나만 더 깔아도 저온화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전기난로는 최소 1미터 이상 이격해 사용하고 되도록 회전버튼을 눌러 열이 특정부위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체 이곳저곳에 로션이나 보습제를 열심히 발라주는 것도 저온화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화상 이후 피부에 횐색반점이 생겼다면 열상으로 인한 피부탈실과 접촉성 백반증을 의심해야 한다. 멜라닌 피부색소의 탈색에 따른 것으로 가까운 피부과나 한방의료기관을 찾아 조기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김희은 우보한의원 목동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