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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기싸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BC카드 10일까지 협상…내년 협상 앞둔 삼성카드에 시선집중

이지숙 기자 기자  2014.12.09 17: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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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하 복합할부금융)을 사이에 둔 채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가 여전히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 구매자, 판매사, 할부금융사로 이뤄진 기존의 할부금융 구조에 신용카드사가 추가된 형태다. 카드사가 자동차 판매사로부터 수취하는 가맹점 수수료 일부를 할부금융사와 자동차 구매자에게 재배분하는 구조다. 

앞서 KB국민카드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로 갈등을 겪다 1.5%로 극적 합의한 데 이어 최근 BC카드가 현대차와 수수료 협의 중이다.

BC카드는 지난 9월30일 현대차와 가맹점계약이 만료됐으나 계약을 종료하지 않고 오는 10일까지 연장해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BC카드의 복합할부 취급규모는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다른 카드사에 비해 실적이 적은 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서 KB국민카드가 수수료율을 낮춰 가맹점 계약을 진행한 만큼 BC카드와는 인하여부를 놓고 큰 의견차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체크카드 수준에서 인하폭을 놓고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BC카드 측은 "아직 현대차와 가맹점수수료 관련 협상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고, 아직까지 합의된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복합할부금융은 2009년 롯데카드와 아주캐피탈이 제휴해 상품을 출시한 뒤 현재 6개 카드사와 7개 할부금융사가 제휴관계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복합할부금융 이용액은 2010년 9000억원에서 2013년 4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74.4% 증가했으며 전체 할부금액 이용액 대비 복합할부금융 이용액 비중 또한 2010년 8.6%에서 2013년 30.7%까지 치솟았다.

카드사별로 3월 재계약을 앞둔 삼성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기준 복합할부금융 취급액 1위는 1조9000억원의 현대카드지만 올해 들어 취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도 현재 복합할부금융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카드의 재계약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2500억원으로 2월 재계약을 앞둔 신한카드(1500억원)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물량이 크지 않아 신한카드 내부적으로는 복합할부금융이 큰 이슈가 아니라며 "삼성카드가 현대차와 협상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협상에 나서는 카드사들은 캐피탈사와 함께 복합할부금융의 구조를 변경하는 방법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의 '마이카대출'과 같이 캐피탈사가 카드사에 대금을 지급하는 기간을 30일가량으로 늘리는 것.

그동안 현대차는 카드사가 할부금융사로부터 바로 다음 날 자동차대금을 수취하는 만큼 단 하루 자금조달비용이 들어가고 이에 따라 대손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데 불필요하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을 내놨었다.

카드업계와 캐피탈사는 이 같은 복합할부금융 구조 변경에 따라 현대차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신용공여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카드사들과 함께 협의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 비용·법률검토가 끝나면 금융감독원에 복합할부금융 구조 변경 가능 여부를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