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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미러리스 대전은 '플래그십' 경쟁

소니 도전하는 삼성, 고성능으로 승부수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2.08 1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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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년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역시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에는 고성능 모델을 내세운 경쟁이라는 키워드가 한층 분명해지고 있다.

DSLR와 달리 미러리스 카메라는 반사거울이 없어 내부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연사속도가 빠른 게 강점이며 작은 크기와 무게 실현이 가능하다. 즉 저렴한 가격을 실현한 콤팩트와 DSLR 간 틈새시장 상품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성능이 높아지는 경쟁이 붙으면서, 이제 본체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것도 크게 개의치 않는 양상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본체만 170여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NX1을 출시한 것도 이런 흐름을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소니의 A7II 약시 바디 키트 기준으로도 180만원을 이미 넘는다.

고성능 바람 타고 '세계최초' 비롯 강한 카드로 맞불 

근래 화제를 모은 A7II는 렌즈교환식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함(플래그십)급 신제품이다. 지난해 출시와 함께 DSLR 중심의 시장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A7의 2세대 모델로 소니의 디지털 이미징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A7II는 2430만화소의 35mm 풀프레임 엑스모어(Exmor) CMOS 센서를 장착했다. 또 35mm 풀프레임 카메라 중 세계 최초로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하는 등 성능에 최상의 노력을 기울였다.

삼성 역시 NX1을 통해 센서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고화소인 2820만화소의 APS-C CMOS 이미지 센서에 BSI(Back Side Illumination) 방식을 최초로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5세대 이미징 프로세서 'DRIMe V'를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에 신경을 썼다.

소니는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이 맹추격 중이다.

소니는 다양한 소비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을 쓰고 여성소비자를 노린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DSLR시장 수요를 미러리스 쪽으로 가져온다는 전략에 맞춰 카메라의 성능도 꾸준히 향상시켜왔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소니는 2010년부터 국내 1위를 기록 중인데, 지난 4월에는 점유율을 57.1%까지 올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2012년 5월~2013년 4월) 대비 2013년(2013년 5월~2014년 4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점유율이 30%대에서 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같은 기간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2.5%에서 30.1%로 약간 낮아졌다.

삼성은 이후 지난 4월 초 NX미니 기종을 내놓으면서 동전 지갑보다 얇고 커피 한 잔보다 가벼운 미러리스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다만 연말에 플래그십급 상품을 추가하면서 삼성 역시 NX 시리즈로 다양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자랑하는 것에 맞춰 정면승부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등장한 NX 시리즈는 16종에 이른다.

사업재편 위시한 변화 속 내년 성적표 촉각

가족형 미러리스 콘셉트를 잡은 것으로 평가됐던 NX3000은 소비자를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전문가급 사양에 가장 가까운 미러리스를 원하는 수요를 맞추고자 NX1을 내세워 화룡점정을 찍었다.

과거 미러리스는 콤팩트 카메라로는 모두 커버할 수 없는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혔다. 그러나, 교체용 렌즈 구입에는 상대적으로 큰 수요 붐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미러리스 시장의 성장은 결국 본체에만 해도 상당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고 관련 구매에도 아낌없는 소비 패턴을 보일 수 있는 층을 주목하는 쪽의 중요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대부분 주력 제품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몰려 있음에도 소니를 따라잡지 못한 것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기함급 미러리스 모델에서의 승부를 통해 역전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은 현재 카메라사업의 도약 전기를 마련, 저력을 스스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높은 시기다.

'1등 DNA'를 이전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무선사업부로 편입된 PC사업과 카메라 등 디지털이미징사업이 조만간 닥쳐올 사업재편 상황에서 다시 분리될 가능성이 언급되기 때문이다.

무선사업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만 맡고 나머지를 IT사업부로 나뉘는 방식이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다만 큰 변화 기로에 선 만큼 새 출사표를 던지면서 초반 기세 과시를 하는 것이 어느 쪽으로 결론나든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