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아하!] "해약하시게요?" 보험이 저축보다 불리한 이유

이지숙 기자 기자  2014.12.05 18:11:0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메일 한통을 받았습니다. 다수의 보험에 가입했으나 금전적인 부담으로 보험을 해지해 엄청난 손해를 본 고객이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유사한 보장으로 여러 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사연은 안타까웠지만 실제로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어 안타까웠죠.

몇 년간 유지해오던 보험이지만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 해약을 고민해 본 분들이 꽤 있을 텐데요. 실제로 보험 해약환급금을 문의해 보면 내가 지금까지 낸 보험료 원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험 해약환급금은 왜 저축보다 적을까요?

이는 보험상품이 예금·저축과 전혀 다른 구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보험은 은행의 저축과 달리 위험보장과 저축을 겸비한 상품인데요.

은행에 저축을 하면 납입한 원금에 일정 금리를 부과해 만기에 원리금을 지급합니다. 저축한 예금을 대출 등으로 이자를 불려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하지만 보험은 저축과 달리 위험을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를 대비해 다수의 사람이 돈을 모아 두고 위험이 닥치면 거액을 찾아 쓰는 시스템입니다. 10만원의 보험료만 내도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1억~2억원의 보험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데요. 

이 같이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일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환급금이 줄어드는 것이죠.

또한 보험료 중 일부는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비용과 보험설계사 수수료로 사용됩니다.

특히 사업비는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보험기간 전체에 걸쳐 동일비율로 나눠 내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 초기인 1~2년 사이에 대부분을 미리 떼어 사용해 가입 초기 해약 할수록 고객의 해약환급금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환급률도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요. 질병이나 사고 등 위험을 대비하는 목적이 큰 보험일수록 환급률이 낮고 저축 목적이 큰 보험은 보장성보험 대비 환급률이 높습니다. 만기환급금이 없는 소멸형 보험이나 갱신형 상품은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손해가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소멸성 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사고 없이 1년이 지나도 보험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계약이 소멸됩니다. 매년 갱신하는 실손보험도 환급금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 보다 환급률이 좋은 편인데요.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연금보험의 경우 1년 후 환급률은 56%, 6년 후 해약 때에는 원금과 비슷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투자수익률에 따라 환급금이 크게 달라져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은 장기상품인 만큼 긴 안목을 갖고 유지하는 것인데요. 오랜기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가입 때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인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보험료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