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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오이솔루션, 무모한 도전 넘은 광트랜시버 '무한도전'

박용관 대표 "컨테이너서 쓴 창업일기 발판 삼아 재도약 선언"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05 1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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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트랜시버 전문업체인 코스닥상장사 오이솔루션(138080·공동대표 박용관, 추안구)이 설립 11년 만에 자가 사옥과 신공장 구축을 마치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2003년 국내 광통신 업계가 버블 붕괴로 위기에 처했을 당시 컨테이너 한 동에서 시작한 '무모한 도전'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광트랜시버는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신호 전송경로인 광케이블의 양 끝에서 전기신호와 광신호를 서로 전환해주는 기능을 한다.

통상적으로 장비 원가의 약 5% 수준을 차지할 정도의 핵심부품이며 최근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은 18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매년 4% 전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4일 전라도 광주 신사옥에서 준공식을 열고 연구개발 및 생산, 가공 공정의 수직계열화 기능을 갖춘 내부 시설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범기 광주 경제부시장과 이현수 한국산업단기공단 본부장을 비롯한 외빈과 기관투자자, 관계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컨테이너박스서 시작한 '무모한 도전'

올해 3월부터 160억원을 투입해 지난달 11일 완공한 신사옥은 건평 9344.22㎡, 대지 2만4842.50㎡ 규모로 기존 생산 가능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또 직급별 개인 집무실 대신 직원 누구나 이용 가능한 8개 대규모 회의실과 체력단련실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동고동락했던 임직원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

박용관 대표는 축사에서 "11년 전 8명의 창립멤버가 컨테이너 한 채 빌려 창업한 회사가 글로벌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임직원의 노력과 주주 여러분의 도움 덕분"이라며 "새 보금자리에서 앞으로 200년 이상 지속성장할 수 있는 토대와 동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스탠포드 응용물리학 박사로 루슨트테크놀로지 벨연구소 수석 엔지니어를 지낸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KT 회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통신응용산업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1년 중 절반은 해외시장을 누비는 박 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각별하다.

이 업체 한 임원은 "여러 기관에서 박 대표를 모시려고 했지만 법인 차량도 없이 부하직원들 차를 빌려 이동하실 정도로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분"이라며 "지금 진행 중인 사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각오가 워낙 대단해 모두 고사하신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빛고을' 광주의 특색산업인 광통신 전문기업에 대한 광주시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도 더해졌다.

우범기 광주부시장은 축사에서 "광산업 발전을 위해 오이솔루션과 지자체가 기울였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시의 역할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독려했다.

◆오버행 우려 털고 실적만으로 평가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후하다. 지난해 말 낮은 공모가에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오이솔루션은 전열을 다듬어 불과 3개월 만에 만족스러운 코스닥 입성을 마무리한 바 있다.

올해 2월 신규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종가 2만3000원을 기록하며 130%의 수익률 대박을 쳤고 최근까지 2만원대 주가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상장 초 불거졌던 KB인베스트와 산은캐피탈 지분의 오버행 이슈도 사측이 해당 지분을 모두 회수하며 완전히 해소됐다. 

기업분석담당 한 연구원은 "레포트 작성할 때 부담이 적은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라며 "시장 상황이 요동치는 와중에도 실적이 급격히 꺾이거나하는 변수가 없어 영업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집중됐던 국내 LTE-A 투자가 마무리된 탓에 국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오이솔루션은 해외 영업에서 매출 부진을 상쇄했다. 올해 3분기 회사는 매출액 182억5000만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6.2%의 매출 신장을 이뤘고 영업이익 26억9000만원, 당기순이익 30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회사를 커버리지 종목에 담은 증권사들의 호평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내외적 이슈를 털어낸 상황에서 100% 실적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업체라는 인상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증가로 인한 고사양 광트랜시버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며 "그 중에서도 30%에 가까운 높은 수출 증가율은 WBH(무선망)시장에서의 경쟁력과 함께 회사의 성장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회사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연간 가이던스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본다"며 "해외매출 비중이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대용량 전송 트랜시버와 신제품인 스마트 트랜시버의 수요 증가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낙관했다.

여기 더해 이준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코(Cisco)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통신장비업체를 거래선으로 확보하고 있어 국내 경쟁사들보다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이 돋보인다"며 "통신장비산업 중에서도 포지셔닝이 잘 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이솔루션은 최근까지 임대 사용했던 공장 3곳과 사무실을 신사옥 내에 통합 배치했으며 내년 2분기까지 설비 증설 계획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