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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세아베스틸, 포스코특수강 SPA 체결…재무구조 개선 첫 걸음

매각 반대하던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와도 전격 합의, 위로금 전달 결정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2.05 10: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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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주식매매계약(SPA)이 성사됐다. 기존 예측처럼 포스코의 일부 지분과 베트남법인은 그대로 보유하고 나머지를 세아베스틸이 가져가는 조건에 합의한 것.

양사는 4일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지분 72%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나머지 재무적투자자(FI) 및 우리사주가 보유한 28%도 매각 예정이다. 이에 따른 전체 매각금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장부가치 2200억원 수준의 베트남 형강사업이 포스코에 잔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특수강의 평가가치는 약 1조3000억원이 된다.

다만, 양사 간 파트너십을 견고히 유지함으로써 포스코특수강의 안정적인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포스코는 당분간 20%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가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포스코특수강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추가적으로 성과를 공유하는 조건도 포함돼 실질 매매대금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일정 기간 이후 20%의 지분도 세아에서 전량 매입할 방침이다.

세아그룹 측은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면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공구강, STS선재, 봉강 및 무계목강관까지 확대해 특수강 사업의 가치를 증대시킴과 동시에 연산 400만톤 수준의 세계 최대 규모 특수강 메이커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양사 간 상·하공정 연계로 생산성 향상, 세아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에너지용 무계목 강관사업 확대, 다양한 특수강 제품군의 일괄 공급을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이 기대되는 등 회사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나아가 직원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철강산업의 효율화를 통한 경제발전도 바랄 수 있게 됐다.

양사가 특수강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은 만성적 공급과잉과 수입재 증가로 업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어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특수강 분야가 아직까지는 양호한 경영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미래 기업가치를 더 높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아그룹 쪽으로 업종을 전문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아그룹이 특수강 부문에서 국내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위시해 임직원 처우 개선이나 고객 상생경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 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특히, 양사는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매각 이후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5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 정리해고는 없다는 것을 명문화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기업결합 승인 이슈는 양사 간 사업 중복 영역이 거의 없고, 중복되는 탄소합금강 분야도 포스코특수강의 점유율이 미미해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부연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반대해왔던 포스코특수강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포스코 측과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이끌어냈고, 114일간 전개하던 매각 반대 투쟁을 마감했다.

비대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포스코 노사는 △고용승계 5년 유지 보장 △직원 보유 주식에 대한 차입금 1인당 평균 1500만원 △일시금 1000만원 지급 △2014년 임금 5% 인상, 일시금 200만원·성과급 130% 지급 등의 세부적인 내용에 합의했다.

한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이후 재무구조 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사업구조 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이번 매각에 따라 권 회장이 추진 중인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는 총평이다.